모험을 멈출 수 없는 이유
판도라의 마음상자를 열고
세상으로 튀어나온 네 번째 불행은
‘자아에 대한 무지’였다.
신은 스스로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있지만,
인간은 자신이 누구인지 모른 채 죽고 만다.
날마다 같은 삶을 살아가지만,
‘내가 없는 삶’을 살아야 하는 저주처럼 끔찍한 것이 있을까!
무엇이 되어, 무엇을 하다 죽으면 가장 자기다운 것인지 찾아 헤매지만
결국 알지 못하고 ‘아무것도 아닌 사람’으로 죽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래서 인간은 누구나 정체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삶이란 결국 자신의 정체성,
즉 자신의 진짜 이름을 찾아가는 기나긴 모험인 것이다.
삶의 모험이 없는 자, 아무도 아닌 자로 살 수밖에 없다.
- <구본형의 신화읽는 시간>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