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으로 더 풍요로워짐을 몸으로 아는 존재만이 할 수 있는 선택
낡은 언어를 버리고,
나에 속하지 않는 것들을 차용할 때 드는 비용을 버리고,
본질이 아닌 허영이라는 껍데기를 버리면
비로소 단출하게 시작할 준비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세 가지 버릴 것이다.
이렇게 시작한 사람은 먼 길을 갈 수 있다.
중간에 짐이 무거워 쉬지 않아도 되고,
길을 잘못 들어 되돌아가지 않아도 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단단하고 건실한 뿌리를
현실 속에 깊이 내릴 수 있다.
- 구본형의 <내가 직업이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