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종종, 베풀며 살고 싶다는 사람을 볼 때면,
물어보고 싶었다.
A.지금 가진 것에서 일정 부분을 베풀기 시작하면 안 되는 건지?
B.정녕, 원하는 경제적 수준에 도달했을 때는 주저하지 않을 수 있는지?
2.
사람들은 돈 앞에서 본성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반드시 나쁜 면을 보인다기 보다는, 진짜 자기 마음을 알 수 있다.
친하지만, 식대가 10만원인 결혼식에
축의금 15내고 처자식 대동해서
식사하는 사람이 있으며,
환경보호나, 노인빈곤, 아동폭력 등등
의식 있는 시민으로 활동하시지만,
지갑을 여는 것은 별개다.
돈은 인간의 마음이 어디로
흐르는지 측정하는 매우 유용한 지표다.
정작 생면부지의 삶에게 베풀기 전에,
당장 내 주변에 가깝다고 여기는
관계에도 베풀고 나서 아깝지 않다고 여길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3.
내가 무언가를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맞을까?
어느 순간 내가 점점 표독스러운 인간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해타산적인 인물이 되어가는 것은 아닌지를 점검해보고 싶었다.
그러다 연초에 나름의 좋은 일이 있어서,
문득 주변 사람들에게 이것을
환원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아무런 대가 없이,
베풀 수 있는,
쉽게 말해
당장 돈을 쓸 수 있는 대상은 몇명이나 될까.
막상하기 전까지는 가늠이 안 됐다.
내가 대가 없이
감사함을 표하고 싶은 사람을
끄적여봤다.
내가 그 시점에 좋은 일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기여한 사람을 대충 추려보니,
가족 제외 15명 내외를 오갔다.
적지 않은 숫자였다.
그리고 넉넉히 시간을 두고,
각자에게 내가 주고 싶은 선물과,
그들이 받고 싶을 선물을 고민해서,
이름 옆에 하나씩 추려보았다.
다 달랐다.
꽃, 향수, 핸드크림,
식사, 술을 대뜸 선물 해봤다.
결과적으로는 생일이나 기념일 없이 선물을 누군가에게 건내는 것은 생각 이상으로 반응이 좋았다.
5.
여유...여유.....어우...
여유 생기면 베푼다는 말,
사람 좋게 보이려고 치장처럼
쓰고 있었던 것 같기도.
파이를 키우고 베푸는 것도 좋은데,
감사한 일이 있으면
작게라도 이연시키지 않고
대가를 지불하는 게 맞다고 느낀다.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으면
종이학이라도 접지 모..
베푸는 거 이연하지말자
지금 하자
지금 전화하자
지금 선물보내자
공수레공수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