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남는 건 사진밖에 없어

Read pictures from life





남이섬. 춘천. 2016









남는 건 사진밖에 없어


 어릴 때 지독히도 사진 찍히는 것을 싫어했다. 실제보다 더 사진이 안 나온다는 것이 그 이유였는데, 거울로 보는 내 모습에 대한 현실의 나르시시즘 때문인지, 사진으로 찍혀 나오는 내 모습에 대한 자괴감 때문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 결과 어린 시절부터 군대까지의 시각적 기록 수단은 그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군 제대 후 나는 카메라를 잡게 되었고, 무던히도 남의 사진만 찍고 있다.


  남이섬을 방문했다가 배를 타고 다시 뭍으로 귀가하던 중이었다. 국적이 불분명한 두 명의 여인들이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있었다. 그들은 이 먼 타지에 와서 그들의 기록을 남긴다. 조그만 디스크에 담겨있는 픽셀 단위의 이미지는 아마 그들에게 추억의 교두보가 될 것이다. 그리곤 웃으며 이야기하겠지.


 "아~ 옛날이여..."


 

매거진의 이전글 10년 전 카메라를 처음 든 순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