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사에서 마음을 정화하다

사진과 함께 떠나는 국내 감성 힐링 여행

by 혜류 신유안






투명에 가까운 블루.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빛의 그라데이션, 심해에서 치솟는 물의 그라데이션. 그 두 개의 푸르름이 만나 새하얀 수평선을 만들어 냈다. 이 소리 없는 충돌은 만물의 마음을 고요하게 만든다. 충돌의 진동은 만트라의 울림처럼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을 명상으로 인도한다.







바다와 함께 어우러진 낙산사의 모습이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해 오색 연등이 줄을 잇고 있다. 고요한 풍경 속에 수많은 움직임이 있다. 관성에 밀려들어오는 파도 그리고 파도소리, 연등을 움직이고 있는 바람 그리고 사람들의 염원, 풀잎을 흔드는 햇살 그리고 봄바람. 그 모든 것은 사각의 프레임 속에서 각자 살아 움직이고 있다.







오르는 길에 물고기 문양의 풍경이 달려있다. 이 하늘을 나는 물고기는 불교에서 일체의 제약을 벗어나 자유롭게 노니는 해탈의 경지를 상징한다. 그리고 밤이나 낮이나 눈을 뜨고 있기에 물고기처럼 정진하라는 의미에서 물고기 모양의 풍경을 사용한다고 한다. 물고기들은 과연 자신의 아래로 지나가는 인간들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물 반 사람 반이다. 기도를 위해 혹은 나들이를 위해 모여든 인원이 기백명은 되어 보인다. 그들은 불상에게 혹은 바다에게 무엇을 빌까. 요즘 사회적으로 힘든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그들의 염원을 모으면 저렇게 검푸른 바다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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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엔 이렇게 지나는 이를 위해 떡을 준비해 놓는다. 이런 보시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이 사람의 마음 아닐까. 한 입 먹어보니 금방 찐 것이 쫀득쫀득하니 고소한 향이 입안 가득 퍼진다. 그리고 떡 위에 붙은 팻말이 마음을 더욱 따뜻하게 한다.

'떡 맛있게 드시고 항상 좋은 일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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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는 길에 서 있는 불상들에는 여지없이 수많은 동전들이 올라가 있다. 동전에는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까. 수 없이 원하고 원하면 이루어진 다지 않는가. 동전을 올려놓는 손에는 굳은 원들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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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눈과 손을 가진 관세음보살이 눈앞에 있다. 고요한 마음으로 기도한다. 그것은 무언가를 원하는 것을 뛰어넘어 나를 내려놓는 연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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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사가 유명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 해수관음상 때문이다. 해수관음상의 앞에는 수많은 이들이 소원하는 바를 기도하고 있었다. 주변에서도 해수관음상에서 소원을 빌고 소원이 이루어진 경우들이 많다고 하여, 정성스럽게 촬영했다. 정성스러운 촬영. 순간 모든 기(氣)를 함축해서 촬영을 하면 사진에도 그 기운이 담겨 나온다. 이 사진을 보는 이들에게 행운이 닿기를 원한다.







인간이 작심삼일만 되지 않는다면 이루지 못하는 바 없으리라. 그래서 나는 처음처럼 이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처음처럼.. 그렇게 처음처럼 우리는 발자취를 남기고 돌아서 다음 예정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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