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아이를 돌봄으로써 아빠는 가장이 된다

by 감성수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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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직업은 포토그래퍼입니다. 뭐 다른 잡다한 일들도 하고 있지만 그렇습니다. 제 직업이 가장 마음에 드는 이유를 한 가지 꼽으라면 매일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갓난쟁이 아이를 두고 매일 아침 출근에 야근에 밤늦게 들어와 자는 아이의 얼굴만 보고 내일을 맞이해야 하는 일상이 아니라서 다행입니다.

아이가 매일 늦게 들어오는 아버지를 보고 '아저씨 누구세요?'라고 물어보는 그런 상황은 참 서글프니까요.


어린 시절 무의식적 애착관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합니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이는 저의 품이 익숙지 않아 안을 때마다 울음을 터트리곤 했습니다. 안아주는 기술이 부족해서일 수도 있지만 아직 낯선 아빠의 품이 싫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번 또 두 번 안아주다 보니 이제는 어깨 위에서도 곧잘 고개를 까딱거리며 놉니다.


육아는 아빠와 엄마가 같이 해야 할 과제입니다. 우리 윗 세대 아버지들은 사회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느라 가족과의 애착관계를 형성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50대 이상 아버지들은 공통적 고독감을 느낍니다. 그것이 사회 분위기에서 발생된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하더라도, 그 결과는 개인이 짊어져야 합니다. 아무도 그것에 대해 보상해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시행착오를 보아온 저와 와이프는 같이 육아를 책임지려 노력합니다.


같이 아이를 돌봄으로써 아버지는 비로소 집안의 가장이 됩니다. 그만큼의 애착관계가 형성될 때 가족의 구성원으로 안착될 수 있는 것이죠. 사실 그게 쉽지는 않습니다. 엄마만큼 아이를 잘 아는 것도 아니고 조금 안고 있으면 어지간한 아령 하나를 계속 팔에 걸고 있는 것과 같아 팔도 아픕니다. 게다가 이유 없이 울어대면 방법이 없습니다. 아! 한 가지 찾은 방법은 아이를 들쳐 매고 이방 저 방을 돌아다니면 아이의 울음이 그치긴 합니다. 자동으로 운동이 되는 장점이 있긴 합니다만 사실 쉬운 일은 아니지요. 또한 끊임없이 눈을 마주치고 옹알이에 대답을 해줍니다.


이 모든 것들이 힘듭니다만 저는 아이가 풍부한 감정을 가지고 자라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아이의 행동에 피드백을 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옹알이를 하면 답해주고 눈을 마주치고 웃어줍니다.


이 아이가 엄마와 아빠처럼 꼭 예술분야에서 일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본인이 원하는 일을 하기 원할 때 메마른 감정이 일의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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