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개장한 독특한 홈파티

우리는 지금 행복찾기 연습중

by 감성수집가


시골에선 생소한 문화. 파티(party). 우리말로 '사교모임' 정도로 해석되지만 파티는 파티만의 분위기가 있다. 사실 먹고사는 일이 바쁘다 보면 이런것들을 해내기 쉽지 않다. 하지만 그냥 소주에 족발로 보내는 저녁보다는 조금 분위기 있는 저녁을 사람들에게 대접하는 건 참 괜찮은 일이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홈 파티를 기획했다.


와이프와 나는 그런 분위기 넘치는 광경을 즐긴다. 꼭 내가 포토그래퍼이고 와이프가 그림을 그리기 때문만이 아니라 천성이 그러하다. 우리는 음악을 듣고 와인을 마시고, 이야기를 하고 풀벌레 소리를 듣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캄캄한 밤 개구리와 풀벌레 소리와 함께 창문으로 살짝 바람이 들어올 때 재즈를 틀어놓고 와인을 마시면 그 어떤 것도 이 분위기를 막을 수가 없는데, 이는 우리가 시골에 살면서 느낄 수 있는 가장 멋진 선물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와이프는 요리를 시작했다. 그 사이 나는 메뉴판을 만들고, 임시 간판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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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지역 이름이 '군하리'이다. 그래서 오늘 우리 집은 '군하리 바'로 명명되었다.





그 사이 꼬마 손님들이 먼저 찾아온다. 그녀들에겐 얼마 전 직접 집 앞에서 따서 말려서 만들어놓은 민들레 꽃차를 대접했다. 직접 따서 말린 꽃차는 향기롭고 고소했다. 나도 처음으로 직접 말린 꽃차를 마셔보았는데, 그 향과 맛은 가히 세상의 명차를 능가하고도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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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시간은 흘러 조금씩 요리가 완성되어 가기 시작한다. 오늘의 메인 주종은 와인이므로 와인에 맞는 음식들을 준비해본다. 직접 만들어 먹는 음식들은 맛도 맛이지만, 정성이 들어있어 그 맛이 더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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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손님들이 한 명 두 명 찾아오기 시작한다. 손님이라고 해봤자 우리 단지 내 마을 사람들이다. 하루 업무를 끝내고 찾아온 얼굴에는 피곤함들이 묻어있다. 하지만 반가운 얼굴에 금세 함박웃음이 묻어 나온다. 소소하지만 정겨운 풍경이다.


사람들은 '이게 다 뭐야'부터 '예쁘다', '새롭다'등의 반응들이 나왔다. 앉아서 젓가락을 들 때쯤 턴테이블에서 Jazz가 흘러나온다. 식사에 음악을 더하면 음식에 풍미를 더해줄 수 있다. 그리고 와인잔에는 스파클링 와인이 목 넘김의 소리를 내며 따라진다.

'오늘 모두 고생했어요'라는 건배사와 함께 찬~ 하고 청명하게 부딪히는 와인잔의 소리가 노을 너머로 울려 퍼진다. 젓가락이 오고 가고 소소하지만 오늘 있었던 삶의 이야기가 두런두런 익어간다.

그 사이 아이들은 서로가 서로를 돌보아준다. 귀촌 후 이곳은 거의 공동육아의 개념으로 돌아가기에 이렇게 마을 사람들이 모이면, 부모들은 편하다. 그렇게 이 날의 밤은 깊어갔다.


우리는 삶에서 여러 우선순위를 두며 살고 있다. 주어진 시간이 유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언가를 선택하면 또 하나는 포기를 해야 한다. 무엇을 포기해야 할지는 본인의 선택이다. 또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도 본인의 자유이다. 선택이 두려울땐 그 선택의 결과를 기꺼이 받아들이겠다고 생각하면 선택은 항상 쉽다. 지금 이렇게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나름 삶에서 선택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 세상은 더더욱 발전할 것이고, 모든 것들은 기계화 자동화되어갈 것이다. 그런 세상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가치는 개인의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그러한 행복을 찾기 위해 지금도 계속 연습을 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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