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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금숙 작가 Dec 04. 2016

강한 여성 영웅의 탄생을 기대하며

     개인적으로 스토리를 무척 좋아한다. 드라마, 영화, 연극, 책에서 나오는 모든 스토리에 심취한다. 특히 사랑에 관한 주제에는 흠뻑 빠져든다. 내가 사랑을 주제로 하는 이야기에 푹 빠지게 된 계기는 어릴 적 읽은 동화책이 시작이었다. 백설 공주, 잠자는 숲 속의 미녀, 신데렐라에 나오는 왕자는 너무나 멋져 보였다. 잘생긴 데다가 능력 있고 착하기까지 하다. 대부분의 동화책에서 여주인공은 자율적인 문제 해결보다는 왕자님의 도움으로 멋진 결과를 얻고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다는 해피엔딩으로 끝을 낸다. 어린 마음에도 왜 여주인공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왕자님이 나타나야 모든 어려움이 해결되는지 의아했다.


이를 미국의 심리학자인 모린 머독(Maureen Murdock)은 그의 저서 <여성 영웅의 탄생>에서 낭만적인 사랑의 신화로 여성이 자신의 어려움을 아버지, 연인이나 구원자를 찾는 모습으로 그려진다고 하였다. 여성은 이들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여자는 자신이 "이상형의 남자를 만난다면 행복해질 거야." "제대로 된 상사를 만난다면 승진을 빨리 할 텐데."라는 생각으로 여성들은 기다리는 사람으로 길들여진다고 한다. 


  저자는 이어서 여성 영웅은 이럴 때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자율성을 얻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여성 자신의 성취가 남성의 손에 달려 있다는 잘못된 믿음에서 탈출할 때 진실로 낭만적인 사랑을 할 수 있는 동등한 동반자를 찾을 수 있다고 하였다. 앞으로 동화책도 의존적인 여주인공보다는 독립적이고 당당한 여성의 스토리를 많이 나타나길 기대한다. 


 우리에게는 소서노라는 고대사 최고의 여걸이 있다. 소서노는 동명성왕을 도와서 고구려를 건국하고 후에는 온조와 비류 두 이들을 데리고 남쪽으로 내려가 백제를 건국한 여성 영웅이다. 한나라도 아니고 나라를 두 개나 건국했던 최고의 영웅이 소서노다. 단재 신채호는 <조선상고사>에서 소서노는 우리나라 역사에서 유일한 창업 여대왕일 뿐 아니라 고구려와 백제 두 나라를 세운 사람이라도 칭송하였다. 나는 소서노와 같이 위대한 여성 영웅의 등장을 기대한다. 여성 스스로 누군가에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결정 내리고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강한 여성이 많이 나타나길 희망한다. 백마 탄 왕자님 따위는 없다는 걸 이제 다 알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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