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우리 아이는 두 돌밖에 안 됐지만, 요즘 들어 문득 ‘나중에 초등학생이 되면 나는 어떤 부모가 되고 싶을까?’ 이런 고민을 자주 하게 된다. 괜히 미리 걱정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지금부터 마음가짐을 다잡지 않으면 나도 모르게 성적이나 학원 뺑뺑이에 매몰될 것 같은 불안감이 있다.
초등학생 시기를 ‘잊혀지는 시기’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한다. ‘이제 학교도 갔으니, 부모가 너무 신경 안 써도 되겠지’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오히려 초등학생 시기는 아이 인생의 가치관이 처음으로 정립되는, 아주 중요한 시기다. 이때 부모와 깊은 대화를 나누지 못하면, 중학생이 되었을 때 아이가 고민을 부모에게 털어놓지 않게 되고, 결국 소위 ‘사춘기 문 꽝’ 닫히는 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초등학생이 되고 나서부터는 부모보다는 공통의 관심사가 있는 친구들과 노는 것이 더 재밌고 그게 정상이어야 한다. 조금씩 둥지에서 내보내고 내려놔야 하는 과정이다. 성인이 될 때까지 내가 다 신경을 쓰고 컨트롤을 해야 하면 오히려 육아에 실패한 것이다. 그걸 명심하고 자율성을 존중해 주면서 도움을 주어야 한다. 아이의 모든 행동과 결정들이 내 맘에 전부 들 수는 없겠지만, 그것마저도 부모의 유전자와 그때까지 끼친 영향, 환경의 영향으로 이루어진 결과물이라고 생각해야 할 듯.
또 한편으로는, 10대 시기는 감수성이 정말 풍부한 시기라서, 이때 다양한 경험을 해보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20대 초반까지는 감수성이 조금 남아있지만, 30대가 되니 비슷비슷해지는 것 같다. 그래서 더더욱, 이 소중한 시기에 책상에만 앉혀두는 건 인생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감수성이 살아있을 때, 여러 가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큰 역할 아닐까 싶다. 아이가 10대인데 스스로 해외든 국내든 여행 갈 순 없으니..
아이가 자기만의 색깔을 찾고, 실패도 해보고, 다양한 감정을 느끼며 성장할 수 있도록, 부모로서 든든한 지원이 되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