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갈의 식스센스

Le temps n’a point de rives

by 소년의길


샤갈에게는 위험을 예측하는 식스센스에 가까운 능력이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인생의 순간들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신비하게 느껴지는 이런 능력 때문에 그는 유대인임에도 불구하고 전쟁과 폭력으로 가득했던 살벌한 20세기를 살아남아 거의 백 살이 되어가도록 장수했습니다..


볼셰비키 혁명이 일어나자 샤갈은 혁명에 도취했던 친구 예술가들의 만류를 뒤로 한채 파리로 피신합니다. 몇 년 후 대대적인 숙청이 일어나 러시아에 남아있던 대부분의 그의 유대인 친구들은 잔혹한 운명에 처해요..


2차 대전이 일어나, 독일군이 파리를 점령하기 불과 며칠 전,

그는 프랑스에서 일구어놓은 거의 모든 것을 버린 채 뉴욕으로 피신합니다.


그가 파리에 남아있었더라면, 유대인 예술가가 나치 정권 하에서 겪었어야 했던 것이 무엇인지 상상하기란 결코 어렵지 않아요..


이런 신비스러운 감각이 그를 러시아 제국의 유대인 학살, 스탈린주의자에 의한 탄압,

나치의 수용소행으로부터 구합니다..


어릴 때 샤갈은, 동네에 살던 카발라의 신비주의 주술사로부터 너는 하늘을 날다가 죽을 것이라는 예언을 들었다고 해요.그가 곧잘 그린 하늘을 나는 연인들, 사람들은 어릴 적의 이 예언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닐까요?


실제로 샤갈의 최후는 비행기 안이 아니라, 침대 속이었지만

줄기차게 그가 하늘을 나는 사람을 그린 이유는

그가 가진 유대 신비주의 주술의 일종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마르크 샤갈의 가장 유명한 그림 중의 하나인 이 아이는,

Le temps n’a point de rives 시간은 해안이 없다 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데요.


19세기의 프랑스 시성으로 추앙받는, 알퐁소 드 라마르틴의 시구절 ,

남자는 항구가 없으며, 시간은 해안이 없다. 그것은 흐르고 우리는 통과한다

에서 차용을 한 제목입니다.


그림이 그려진 1930년 샤갈은, 다가오는 또 다른 위험을 느꼈던 것일까요?


강 위를 날아가면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날개 달린 큰 물고기는 샤갈의 메타포입니다.

커다란 괘종시계는 떠나야 할 시간을 암시합니다..


그에게 방랑은 생존 그 자체였고 그의 인생 전체에 흐르는 숙명이었습니다..



1970년 덴마크의 J. Chr. SOrensen & Co A/S 에서 샤갈의 루이지애나 미술관 전시를 기념하기 위해 인쇄된 판화 포스터예요. 북유럽의 여름날, 백야의 하늘처럼 미드나잇 블루의 컬러가 화면 전체에 가득 흐르는 아름다운 아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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