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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림트리 Mar 21. 2021

깡통 줍는 할머니께 드린 2만원

자본주의로 본 '미나리' 영화

기회의 땅이라고 불리던 미국, 미국의 병아리 공장에서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한국인 부부. 

그리고 손자 손녀를 돌봐주기 위해 미국땅으로 온 외할머니. 

주변에서 간간히 듣긴 했다. 맨 땅에 헤딩하듯 떠난 이민자들의 삶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마음 짠하게 담아낸 담백한 영화였다. 


영화 스토리와는 별개로 자본주의 풍파를 그대로 맞으며 살아가는 가족의 모습에 더 눈길이 갔다. 

‘돈’ 그것은 그때도 지금도 생계수단이다. 딸린 식구를 위해 공장에서 일하든 회사에서 일하든 매한가지다.

공장은 단지 더 환경이 열악할뿐이다. 

다람쥐 쳇바퀴 굴리듯 아무리 굴려도 똑같은 생활이 반복된다는 절망감이 느껴질 때 시도했던 한국 채소 농사. 결과가 어찌됐든 난 그 시도를 참 좋게 봤다. 

뒤에 나오는 커플 관객도 이런말을 했다. 

“그래도 농사라도 시작한게 낫지. 병아리 공장에서 일해봤자 미래가 전혀 없잖아. 평생 거기서 일할 수 있는것도 아니고..”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삶을 찾기위해 시도했던 한 가장의 도전은, 다만 남은 가족들에겐 고통이었다.

‘돈’ 이라는 것 앞에서 가장 최전방에 놓여진 이민자 가족에게 삶은 혹독하고 힘든것이었다. 


20대에 들어서며 , 내게도 돈이 없어 결핍이 심했던 시절이 있었다.

반드시 이 삶을 바꿔보리라 다짐하며 독하게 살았던 그 시절. 

난 그 덕분에 대기업에 입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나의 삶은 어떠한가. 

열악한 공장이 아닌 복지 좋은 회사이기 때문에 나태함과 무료함에 빠져 살아가는건 아닌가. 

따박따박 나오는 월급이, 회사가 제공해주는 멋진 환경이 영원하지 않을 때 난 무슨 도전을 해 볼 수 있는것일까.


영화가 끝나고 집에 가는 길.. 깡통을 줍는 한 할머니를 보게 되었다. 지갑에 있던 2만원을 꺼내 기웃기웃 거리다가 조심스럽게 드려보았다.

“할머니.. 이거요..” 

“아이구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내가 베풀 수 있는 상황에 감사하며, 베풀 줄 아는 마음과 여유가 지속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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