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차 직장인의 일상 그리고 생각

내가 회사에 다니는 이유-입사, 월급, 퇴사, 퇴사 이후의 삶

by 드림트리

나를 포함한 주변 동료들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임에도 직장생활 10년차가 다 되어간다.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인생에서 취준생이라는 기간이 없었거나 길지 않은 상태에서 입사했다는 점이다.

모두가 부러워할만한 일이다. 물론 취준생이 겪는 말못할 고통은 주변 친구들의 고충을 들으며 알게되었고, 인터넷 기사만 봐도 심심찮게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당장 우린 모두 번아웃 상태이다.

“무급휴직도 좋으니 정말 딱 한달만이라도 쉬어보고 싶다.. ”

“차라리 그냥 나를 해고시켜줬으면 좋겠다. 실업급여라도 받게 말이지”

너무 힘든 날에는 이런 배부른 소리도 하고 있다.

3,6,9년에 한 번씩 온다는 직장인 권태기를 맞이하고 있는 걸까.

‘훅’ 하고 파고들어 ‘욱’ 하는 상황을 단체로 겪고 있는 것이 틀림 없다.

‘이렇게 열심히 일해봤자 누가 알아주겠어..’ 가끔 자조적인 느낌도 든다.

그래도 코앞에 닥친 일이니 해야 한다.

힘들다고 놔버리면 바로 사고로 이어지고 뒷감당은 몇 배로 힘들것을 알기에..

일을 하면서 반복되는 업무에 성취감은 느끼기 힘든 상황이다.

인수인계 기간도 일주일밖에 주지 않는걸 보면 회사도 나의 업무가 그리 비중 있는 업무가 아니라는걸 알고 있는 것일까.

3-4년 해오던 업무를 1-2주면 다 끝내야하는 현실 앞에 ‘나는 쉽게 대체될 수 있는 직원이구나’ 하는 안타까움도 든다.

“너 없으면 안 돼” , “너 없으면 회사가 제대로 돌아가겠어?”

라는 말을 듣는 사람은 행운아다.

다만 이제까지 봐 온 결과 그 사람이 없어도 어떻게든 회사는 굴러가게 되어있다.

뒷 인수자의 거대한 희생이 뒤따르겠지만 말이다.


회사에 다니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봤다.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봐야 봐야 한다.

결론은 ‘돈’을 벌기 위해서가 95%였고, 5%는 인간관계였다.

스스로 돈을 벌면서 내게 경제적인 자유를 느끼게 해주고,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은 빈곤으로부터의 압박을 줄여준다. 앞서 말했듯이 돈을 통해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것은 참 많았다.


또한 이 자리를 빌어 5%라는 큰 비중을 차지해준 직장 동료들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좋은 회사 동료들을 만나게 되어 그들과 업무하고 어울리는 시간이 참 좋다고 느꼈다.

외로움을 잘 느끼는 나는 프리랜서로 살거나 백수의 생활을 길게 가져간다면 대화하고 싶은 사람이 매우 그리울 것만 같았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퇴사 이후의 삶에 대해 생각해본다.

10년이 다 되어가는 시간동안 내가 쓰던 씀씀이를 다시 빈곤했던 대학 시절로 되돌릴 수 있을까.

2천원짜리 커피가 아깝다고 1500원의 쓰디쓴 에스프레소를 마시던 그 시기, 일주일동안 똑같은 옷만 입고다니며 패션이란걸 모르던 시기, 가장 저렴한 1천원 주먹밥만 주구 장창 먹던 그 시절로 결코 돌아가고 싶진 않았다.

예쁜 옷이 내게 주는 자신감, 맛있는걸 먹으며 느끼는 행복.. 결코 포기하지 못할 것들이 많았다.


그래서 난 지금 이 상황을 ‘유지’하기 위해 회사를 다니기로 결정했다.


아무 준비없이 나갔다가 지금보다 더 아래로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주 52시간제가 생기면서 입사때처럼 불철주야 야근 하는것도 아니니 그리 나쁠게 없었다.


그럼에도 연봉 상승폭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 얼마 더 벌어봤자 세금 떼이면 오른줄도 모른다.

이것으로 내 인생이 부의 상승곡선을 타고 올라갈 수 없다는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재테크를 하라는 것일까.

이대로만 살아간다면 10년차에도 20년차에도 똑같이 ‘돈’이란 존재에 끊임없이 붙들려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 더) 그럼에도 최소한 인간답게 살고 있는 나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회사를 다니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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