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집에 관심이 많은 직장인의 이야기
우리나라 최고 명문대 출신인 나의 지인은 회사원이다.
그는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브랜드 아파트에 살고 싶다는 명확한 목표와 꿈이 있었고,
아내와 맞벌이를 하며 열심히 돈을 아끼고 모았다.
귀한 외동딸을 아파트안의 신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보내야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었다.
결국 그는 그 아파트단지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갖고있는 자산에서 조금만 더 빚을 내면 그 집을 살 수 있었으나,
지식이 빠삭한 그는 뉴스기사와 경제를 면밀히 분석한 후 집값이 떨어질거란 판단을 내렸고 결국 전세로 들어갔다.
대기업의 핵심 임원이 있다.
어느날 그는 인구절벽이라는 책을 읽고 마음이 급해졌다.
태어나는 아이들의 수가 매년 줄어들고, 옛 시절 한 반에 80명에 다다르던 인원이 20명이 채 안되고 있다는 걸 직접 눈으로 보니 뭔가 심상치 않다. 그는 인구절벽이 코앞에 닥쳤음을 느끼며 갖고 있는 자산을 지키기 위해 전세를 선택했다.
나름의 고충을 털어놓는걸 듣다가 머리가 핑 도는 느낌이었다.
그들은 크게 무리하지 않고 충분히 살 수 있었던 따뜻한 보금자리를 눈앞에서 놓쳐버렸다.
그들은 남들보다 늘 앞서갔고 뛰어났기에 항상 자부심이 가득했다.
똑똑한 머리로 고심해서 내린 판단이 종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되어버린 슬픈 결말이 되어버렸다.
아무리 임원이고 대기업 직장인이라도 억 단위의 돈을 모으기란 참으로 어렵다.
그 정도의 돈을 벌기 위해 시간과 노동력을 크게 희생해야한다.
그럼에도 '몇 억’대로 뛰는 전세금을 2-4년안에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
부자의 기준이 집이라면?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던 그들과 평범했던 (내집마련한) 한 가정의 위치가 순식간에 뒤바뀌어 버렸다.
집 값이 이렇게 오를줄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내 집은 무조건 있어야지’ 라고 생각하며 무리하게 실천한 사람이 예기치 않게 부자가 되어버렸다.
너무 똑똑한게 문제였던걸까.
많은 사람들이 ‘부자’를 목표로 살아간다고 했을 때, ‘이런것에서도 인생이 갈릴 수 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똑똑하지 못한 나에게도 앞으로 살아가면서 기회가 올 수 있겠구나’ 라는 묘한 감정이 느껴졌다.
그럼에도 10억 이상이 뛴 집들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나는 말한다.
“난 다 틀렸어..” , “아파트 살 기회조차 없는 2-30대가 되어버렸구나”
인생을 먼저 살아본 어르신들은 내게 말한다.
“살다보면 분명 예기치 않게 기회가 다시 올거야. 집이든 뭐든..
그때 붙잡으면 되는거야. 너무 낙심하지 말고..“
앞으로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했다.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오히려 내게 큰 운을 가져다 줄 수도 있다.
시험은 답안이 명확히 정해져있다. 그러나 인생을 살다보면 답안이 명확히 보이지 않을때가 더 많다.
내가 살아왔던 경험, 감을 믿고 가야하는 순간들도 많을것이다.
그럼에도 결론적으로는 그게 맞지 않다고 느낄수도 있다.
만약 집값이 떨어진다면 내집마련 실패후기는 자산지킴 성공사례로 둔갑될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오르는 집을 가진자가 부자와 성공의 위치에 더 가까워진걸로 평가받는다.
대학을 졸업 후 느낀건 인생은 맞고 틀리고가
시험답안처럼 명확하게 정해져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지금 나의 상황이 어떻든 너무 낙심하고 살아가지 말아야겠다.
집값이 뭐길래.. 내게 이런저런 생각거리를 던져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