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로 접어들면서 그 뜨거웠던 여름의 기세는 어디에도 찾아볼수 없다
손으로 콕 하고 찌르면 금방이라도 비를 쏟을것만 같은 낮게 깔린 구름은 색다른 대마등의 풍경을 선사한다
대마등...
부산시 강서구 명지 낙동강 하구언에 자리잡은 대마등은 나에게 쉼터와도 같은 공간이다
집과 가까운 점도 있지만... 갑갑한 도심속이 아닌 탁트인 공간속에서 나만의 시간을 즐기는데
아주 최적화된 곳이 바로 낙동강 하구언 자리잡은 대마등이 그곳이다.
지난날..
이곳을 찾은 철새들에게 무던히도 힘든 계절을 선사했던 우리..
다시는 오지 않을거라고...
다시는 보지 않을거라 다짐이라도 했을것만 같던 철새들의 마음은 올겨울이 되면
다시 이곳 대마등을 찾을것이다.
의미없이 지나간 그 시간은 지금 다시 그때의 시간속으로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고 있다
한해... 탈없이 살게 해달라 하나님께 기도라도 드리고픈 아픈 과거의 시간들..
다시 찾아올 철새들의 기억을 깨끗이 지우고픈 마음 한가득이다
한번의 실수가 또 다시 반복되는...
되돌릴수 없는 실수를 반복해야 만 하는것이 우리 인간인 것인지... !!!
다대포에서 불어온 바람은 이곳 대마등에서 흩어진다.
그 흩어진 바람엔 가을을 묻어온다
짙기만 했던 녹음도 점차 색을 바래가고..
다시금 찾아올 가을과 겨울을 준비하는듯 하다.
멀리 낙동강 하구언 맞은편에 보이는 명지국제 신도시도 이제 자리를 잡았다.
골격만 덩그러니 있을땐.. 그렇게 보기에 흉물스러웠지만 지금은 그런대로 괜찮은 뷰로 다가온다.
낮게 깔린 구름속 대마등을 향해 바삐 걸음을 옮긴다
한적함이 묻어나는 시간속에서 ..
서녁 끝자락 가덕도 연대봉위로 한줄기 한줄기 햇살이 쏟아지고 보지 못했던 대마등 풍경속에서 까마득하게만 느껴지던 가을을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