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참 좋겠다. 아빠가 네 아빠라서.
기질적으로 유독 감각이 예민하고, 작은 변화에도 감정이 쉽게 흔들리는 나의 딸.
하루 종일 아이의 기분을 살피며 조심조심 말을 고르다 보면, 마치 지뢰밭을 걷는 듯 긴장이 풀릴 틈이 없다.
그런 날 밤, 불쑥 이런 말이 튀어나왔다.
“여보, 우리 딸… 이렇게 예민해서 사회생활은 괜찮을까? 나중에 뭐가 되긴 할까…?”
의기양양한 남편의 표정.
“두고 봐. 우리 딸의 가장 큰 강점이 바로 그 민감함이 될 거야. 타고난 감각과 섬세한 감정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걸 느끼게 하잖아.
사람들이 어떤 기분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심지어 AI도 감지 못하는 미묘한 영역까지 본능적으로 알아채고 표현할 수 있을 거야. 그게 바로 미래 인재 아니겠어? 당신은 진짜 특별한 아이를 낳았어. 하하하!”
그의 허풍에 웃음이 났다.
딸아, 다른 건 몰라도 이런 아버지를 둔 것만큼은 너의 진짜 무기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