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8장
[Sky Bones(하늘의 뼈)]
제338장 — 공허의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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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란의 시야가 흔들렸다.
공허의 군세 한가운데,
그녀는 거기 있었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연인, 네리아.
하지만 그녀의 몸에서 나오는 기운은 분명했다.
공허에 감염된 자, 아니 — 공허와 동화된 자였다.
“네리아, 그럴 리 없어... 너는...”
>“나는 죽었다, 세란.” 그녀의 목소리는 한때처럼 따스했지만, 어딘가 끊어진 선율처럼 들렸다.
>“그리고 이 모든 건, 네가 날 떠났기 때문에 시작된 일이야.”
세란의 동공이 수축했다.
그의 뇌 속에서 아크 블룸이 웅웅 울리며 반응했다.
“거짓이야. 공허는 네 감정을 조작하고 있어. 그건 진짜 네리아가 아니야.”
하지만 그녀는 웃었다.
>“그렇다면 넌 왜 아직도 날 잊지 못했을까? 왜 아직도... 날 찾고 있었지?”
기억이 덮쳐왔다.
전쟁이 막 터지기 전,
그는 네리아를 보호하겠다고 맹세했고, 그녀는 그에게 날개를 맡겼었다.
하지만, 그 전투에서 세란은 그녀의 구조신호를 무시했다.
왜냐하면...
그 순간, 더 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그녀를 포기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지금, 그녀는 그 대가로 돌아왔다.
공허의 대사, 잊힌 연인, 네리아로서.
>“넌 이제 날 죽여야 해, 세란.”
>“아니. 나는 너를 되찾을 거야.”
그녀의 손이 공중에서 검은 날을 형성했다.
공허의 칼날이었다.
세란의 등에선 새로 돋은 무채색의 날개가 퍼졌다.
첫 번째 날개는 과거를,
두 번째 날개는 선택을,
세 번째 날개는 구속되지 않는 진화를 뜻했다.
이제,
두 사람의 싸움은 단순한 전투가 아니었다.
기억과 망각,
사랑과 배신,
진화와 퇴화의 충돌이었다.
전투가 시작됐다.
네리아의 검은 칼날은 공간을 가르고
세란의 날개는 빛과 어둠을 동시에 휘몰아쳤다.
그들은 서로를 공격하며, 동시에 회피하며,
말없이 대화를 이어갔다.
네리아는 "나를 기억하는 게, 너를 무너뜨리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걸 알아."
세란은 네리아의 말을 듣고 대답을 해주었다. "기억은 나를 무너뜨리지 않아. 오히려 나를 일으켜 세운다."
네리아는 "그래서 넌 날 버렸지."
세란은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결정에 마음이 아팠다.
"... 그래. 그날, 널 잊은 게 아니라… 널 남겼던 거야. 너만은 기억 속에 두고 싶었으니까."
그 말에 네리아의 동공이 흔들렸다.
한순간 그녀의 칼날이 멈췄다.
그 순간을 세란은 노리지 않았다.
“날 죽이지 않을 거야?”
“네가 원하는 게 죽음이라면, 난 그걸 줄 수 없어.”
그 틈을 타,
공허의 군세가 다시 별의 심장부로 쏟아져 들어왔다.
루첼, 카이엘, 잔, 모두 뛰어들며 세란의 곁을 지켰다.
세란은 그녀에게 속삭였다.
“넌 아직, 완전히 공허가 된 게 아니야.
하늘의 뼈는 너를 잊지 않았어.
그리고 나도.”
그 순간,
하늘의 뼈의 중심, ‘티아론 코어’가 깨어났다.
네리아의 이마에, 빛이 스며들었다.
공허의 저항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