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비 ]
혜성 이봉희
고국으로 귀국한 지 벌써 여러 해가 지나갔다.
한 해는 부모님과 자식과 헤어짐의 그리움에 헤매고,
또 한 해는 병치레로...
거리를 촉촉이 적시는 겨울비가 내린다.
집을 나설 때 우산을 깜빡하고 언덕을 걸어 내려왔다.
몇 시간이 지났을까.
겨울비 한두 방울 모자 위로, 안경 너머로, 어깨 위로 떨어진다.
적은 양의 비를 맞으며 인사동에서 종묘를 지나 걷다 보니
빗줄기가 더 많아졌다.
놓지 못하는 억만 겁의 인연의 끈에 온몸으로 흐느끼고 눈물을 겨울비에 감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