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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은신처의 비밀

by FortelinaAurea Lee레아

제6장: 은신처의 비밀


숲을 빠져나온 서연과 이안은 마침내 은신처에 도착했다. 은신처는 거대한 나무속에 숨겨져 있었고, 외부에서는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완벽한 은밀함을 자랑했다. 이안은 손을 뻗어 나무에 손을 대며 고요히 주문을 읊었다. 그러자 나무가 천천히 갈라지며 내부로 들어갈 길을 열었다.


"여기야. 아무도 우리를 찾을 수 없어. 이곳은 내가 어린 시절부터 알고 있던 유서 깊은 마법사의 은신처야."


서연은 나무속으로 발을 들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은신처 내부는 외부와는 다르게 아늑하고 따뜻한 느낌을 풍겼다. 벽을 따라 빛나는 수정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중앙에는 마법의 흔적이 가득한 오래된 책상과 의자가 있었다.


"여기서 당분간 머물면서 계획을 세우자."

이안의 말에 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서연은 은신처를 둘러보던 중, 한쪽에 쌓여 있던 오래된 서류와 책들을 발견했다. 먼지가 쌓여 있었지만, 그것들은 모두 마법과 관련된 문서였다. 그녀는 호기심에 책 한 권을 집어 들고 읽기 시작했다.


"이안, 여기엔 대체 어떤 책들이 있는 거야? 이것들은 단순한 마법책 같지 않아."


이안은 서연 옆으로 다가와 그녀가 들고 있던 책을 살폈다. 그의 눈이 갑자기 커지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건… 왕국의 고대 마법서야. 이런 곳에 이런 책이 있을 줄은 몰랐어. 이 책들은 마법사의 세계에서도 금서로 분류된 것들이야. 특히 이건 시간과 운명을 다룬 금지된 마법을 기록한 책이야."


서연은 책장을 넘기며 한 문장을 읽었다.

"시간의 틈새를 열면, 과거와 현재, 미래의 경계가 허물어진다. 그러나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모든 것이 무너질 것이다."


그녀는 갑자기 머리가 어지러워지는 것을 느꼈다. 이 문장이 마치 자신을 겨냥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시간의 틈새라니… 설마 이것이 내가 저주를 받은 이유와 관련이 있는 건가?"


이안은 그녀의 말에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아마도 네가 과거를 바꿀 때, 그 과정에서 무언가를 건드린 게 아닐까? 시간의 흐름을 바꾸는 것은 단순한 선택 이상의 대가를 요구하니까."


서연은 문서를 읽으며 점점 더 깊은 회상에 빠졌다. 그녀는 자신이 과거를 바꾸는 순간, 알지 못했던 사실을 떠올렸다. 그녀가 저주를 풀기 위해 선택했던 붉은 구슬은 단순한 마법의 도구가 아니었다. 그것은 세상의 시간과 운명을 관장하는 여신의 힘이 담긴 물건이었다.


"붉은 구슬… 그것이 단순히 저주를 풀기 위한 열쇠가 아니었어. 내가 구슬을 사용하면서 시간을 비틀었고, 그래서 균형이 깨진 거야."


서연은 고개를 감싸 쥐며 말했다. 그녀는 자신의 선택이 단순히 과거를 바꾸는 것에서 끝나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시간의 틈새가 열리면서 세상에 예기치 못한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서연, 이건 단순히 네가 감당할 일이 아니야. 우리가 함께 해결해야 해."

이안은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그 순간, 은신처 내부가 갑자기 환해지며 달빛이 비치기 시작했다. 빛 속에서 은빛 날개를 가진 신비로운 새 한 마리가 나타났다. 새는 서연과 이안을 천천히 내려다보더니 맑은 목소리로 말했다.


"서연, 시간의 틈새를 여는 대가로 너희 앞에 새로운 시련이 주어질 것이다. 이 틈새가 세상의 균형을 위협하고 있다. 너희는 다시 한번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다."


서연은 새의 말을 듣고 긴장된 얼굴로 물었다.

"선택이라니요? 어떤 선택을 해야 한다는 거죠?"


새는 눈을 반짝이며 대답했다.

"하나는 틈새를 완전히 닫고 현재를 안정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너희는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 없으며,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다. 또 다른 선택은 틈새를 유지하며 새로운 세상을 여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세상에 또 다른 혼란을 가져올 것이다."


이안은 새를 바라보며 단호히 물었다.

"두 선택 모두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거군요. 하지만 만약 새로운 세상을 여는 선택을 한다면, 우리는 그 혼란을 통제할 수는 없나요?"


새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혼란은 너희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이다. 그저 감내하고 견뎌야 할 뿐이다. 그러나 선택은 너희의 몫이다."


서연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이안과 함께 평화를 원했지만, 자신들의 선택이 세상을 더 큰 혼란에 빠뜨릴 수도 있다는 사실에 두려움을 느꼈다. 하지만 동시에, 그녀는 자신들이 그 혼란을 감당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을 느꼈다.


"나는 선택할 준비가 되었어."

서연은 결의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의 눈에는 두려움 대신 희망이 깃들어 있었다.


"우리가 새로운 세상을 열겠어. 세상의 혼란을 감수하더라도, 우리가 함께라면 그 혼란을 극복할 수 있을 거야."


이안은 그녀의 손을 꼭 잡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우리가 함께라면 어떤 혼란도 두렵지 않아."


달빛의 사자는 두 사람을 잠시 바라보다가 조용히 말했다.

"너희의 선택이 세상을 뒤흔들 것이다. 이제부터의 길은 너희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


새는 날개를 펼치며 은신처를 떠났고, 그들과 함께 있던 달빛도 사라졌다.


은신처에는 다시 어둠과 고요가 찾아왔다. 그러나 서연과 이안의 마음속에는 희미한 빛이 깃들었다.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우리의 선택이 옳다고 믿어. 함께라면 어떤 시련도 이겨낼 수 있어."

서연의 말에 이안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이제 운명이 이끄는 새로운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 길 끝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들은 함께 모든 것을 헤쳐나가리라 다짐했다.


달빛 아래, 그들의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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