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신들의 연합 (9편)
3장: 신들의 연합 (9편)
페레타는 연못가에 홀로 남아 신들이 떠난 방향을 바라보았다. 각자가 선택한 길이 옳기를 바랐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불안이 남아 있었다. 신들의 힘이 인간들에게 진정으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그녀의 손끝에 작은 새싹이 돋아났다. 그 새싹은 신들의 연합으로 탄생한 첫 번째 흔적이었다. 연못은 점차 잔잔해졌고, 연못 표면에 인간들의 모습을 비추던 장면들도 사라졌다. 이 순간, 페레타는 자신에게 남은 마지막 과제를 떠올렸다.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이지?” 그녀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마가레타가 남긴 말이 떠올랐다.
"네가 가진 두 계절의 힘을 잊지 마. 겨울과 봄의 경계는 너에게만 허락된 힘이야. 그 힘으로 균형을 찾아야 해."
이 말을 곱씹던 페레타는 연못 속으로 손을 뻗었다. 그녀의 손끝이 닿자마자 연못이 밝게 빛났다. 그 빛 속에서 과거, 현재, 미래가 겹쳐지는 듯한 장면이 펼쳐졌다.
먼저 과거였다. 인간들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았던 시절을 보여주었다. 사람들은 숲을 경외하며, 땅과 하늘에 감사하는 삶을 살았다. 하지만 화면이 점차 흐려지며, 도시의 팽창과 기술의 발달로 인해 자연을 파괴하고 신들을 잊어가는 현재의 모습으로 전환되었다.
그리고 미래. 그것은 두 갈래로 나뉘었다.
하나는 자연이 완전히 사라진 황폐한 세상, 인간들이 신들의 분노를 감당하지 못하고 멸망한 세계였다.
다른 하나는 신들의 힘을 계기로 인간들이 자연과 공존하며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모습이었다.
페레타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속삭였다. “결국 선택은 인간들에게 달려 있는 거구나.”
그녀는 연못의 힘을 빌려 신들의 흔적을 더 강화하기로 결심했다. 신들의 영향이 인간들에게 스며들어 그들이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녀의 역할이었다.
그날 밤, 지상의 어느 한 마을에서 첫 번째 변화가 일어났다. 그 마을은 한때 숲을 모두 베어내 황폐해졌던 곳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날 아침 마을 중앙 광장에 거대한 나무 한 그루가 솟아났다. 나무는 이든의 흔적이었다. 그 나무는 마치 인간들에게 자연이 가진 힘을 증명이라도 하듯, 순식간에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었다.
그 나무를 본 마을 사람들은 놀라움과 두려움 사이에서 갈등했다. 어떤 이는 자연의 경이로움에 눈물을 흘리며 나무를 돌보기 시작했고, 또 어떤 이는 그 나무가 불길한 신호라며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밤하늘에서는 카세포라의 별자리가 바뀌기 시작했다. 별들은 마치 인간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듯, 낯선 배열로 빛나며 길을 가리켰다. 사람들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그 뜻을 해석하려고 애썼다.
봉휘는 어느 한 도시의 중심에서 작은 불꽃을 피워 올렸다. 그 불꽃은 스스로 커지지도 작아지지도 않았지만, 그 앞에 선 이들에게 따뜻함과 경각심을 동시에 주었다. 사람들은 그 불꽃을 보며 자신의 욕망과 파괴적 행위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
마가레타는 북쪽의 설원에서 마지막 남은 얼음 조각을 녹였다. 그 얼음 속에 갇혀 있던 고대의 메시지가 풀려나 인간들에게 경고를 남겼다. "균형을 잃으면 모든 것은 무너진다."
이 모든 변화가 시작되는 동안, 페레타는 지하세계의 문 앞에 서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역할이 단순히 자연의 일부를 돌보는 것을 넘어, 인간과 신들 사이의 균형을 만드는 것임을 깨달았다.
“이제 시작이야,” 그녀는 속삭였다.
지하세계의 문이 천천히 열렸다. 그녀는 다시 지상으로 올라가야 했다. 이번에는 단순히 봄을 가져오는 여신이 아니라, 균형을 만드는 신으로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려 했다.
그녀의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봄의 새싹이 움트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새싹이 무성한 숲으로 자라날지, 인간들의 발길에 짓밟힐지는 여전히 인간들의 선택에 달려 있었다.
신들의 연합은 이제 시작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