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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봉황제

운명의 바람

by 혜성 이봉희 Mar 03. 2025

천지봉황제

하늘과 땅의 이치가 엇갈리던 때, 봉황의 예언이 내려졌다. 세상의 균형이 무너지고, 인간과 신수(神獸)의 운명이 교차하는 순간, 진정한 황제가 나타날 것이라는 것이었다.


운명의 바람


밤하늘은 검게 물들었고, 별들은 하나둘 흐릿하게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천산(天山) 깊은 곳, 봉황의 날개가 바람을 가르며 창공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이곳은 천지의 기운이 모이는 곳, 수많은 무림 고수들이 숨어든 전설의 땅이었다.


그곳에 한 사내가 서 있었다. 그의 이름은 태을진인(太乙真人). 백 년을 살아온 신비로운 고수였으나, 지금 그의 눈빛은 흔들리고 있었다. 그 앞에는 한 소년이 서 있었다. 그의 몸에는 천부적인 기운이 감돌았고, 손에는 봉황의 깃털이 쥐어져 있었다.


“운명이 너를 이끌었구나.”


소년은 조용히 고개를 들었다. 그의 이름은 단청(丹靑), 황제의 운명을 타고난 자였다. 그러나 그는 아직 자신의 운명을 알지 못했다. 그는 단지 한 가지를 알고 있었다. 이 세상에는 그가 반드시 밝혀야 할 진실이 있다는 것.


태을진인은 그를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네가 가진 깃털은 봉황의 증표다. 그것이 선택한 자는 반드시 천하의 주인이 된다.”


단청은 말없이 깃털을 쥐었다. 그러나 그는 황제가 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그는 단지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싶었다. 그의 부모는 누구이며, 왜 그를 버렸는지, 그리고 왜 그가 무림의 중심으로 끌려오게 되었는지.


그 순간, 바람이 크게 불었다. 어디선가 차가운 기운이 몰려왔고, 곧이어 날카로운 살기가 공간을 뒤덮었다. 태을진인은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며 칼을 빼들었다.


“오는군.”


어둠 속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들의 몸에는 검은 무늬가 새겨져 있었고, 눈은 붉게 빛나고 있었다. 이들은 **흑혈문(黑血門)**의 무사들이었다. 그들은 천하를 어지럽히는 마교의 잔당들이었고, 오직 피를 원했다.


“그 아이를 넘겨라.”


흑혈문의 두목, **혈영(血影)**이 말했다. 그는 한 손에 검을 들고 있었고, 그의 입가에는 살벌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이 아이는 내 것이 아니다.” 태을진인은 차분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네 것 또한 아니다.”


혈영은 비웃으며 앞으로 나섰다.


“그렇다면 네가 죽어야겠군.”


그 순간, 공간이 찢어질 듯한 검기가 번쩍였다. 천산의 밤이 더욱 깊어지고, 운명의 수레바퀴는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월, 화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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