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와 장미의 서약 ] : 1막 1장
1막 1장 – 피의 서약
(무대: 발렌시아 황궁의 대리석 홀. 거대한 샹들리에가 희미한 빛을 드리우고 있다. 바닥에는 피가 흥건하다. 레온 발렌시아는 무너진 왕좌 앞에 무릎을 꿇고 있다. 그의 손에는 피 묻은 검이 쥐어져 있다.)
레온:
"신이시여,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왜 내 손에 이 피를 남기셨나?
왕관은 무겁고, 피는 너무나 따뜻하다.
그러나 나는 알아.
이 피가 흘러야만 세상이 돌아간다는 것을."
(그의 앞에는 쓰러진 남자가 있다.
그는 레온의 아버지, 황제 알폰소 발렌시아다.
그의 마지막 숨이 가늘게 떨린다.)
알폰소: (희미하게 웃으며)
"내 아들아…
너는 이제… 왕이구나."
(그의 손이 축 늘어지며 바닥에 떨어진다.
레온의 눈에서 감정이 사라진다.
그가 검을 뽑아들 때, 문이 열리며 황금빛 갑옷을 입은 병사들이 들이닥친다.)
가브리엘: (칼을 겨누며)
"레온 발렌시아!
네가 왕을 살해한 배신자라는 증거는
이 피 묻은 검 하나로 충분하겠지."
(레온은 천천히 일어나, 무표정하게 그를 바라본다.)
레온:
"배신자라…
그렇다면, 내가 쓰러뜨린 왕은
배신하지 않은 자였던가?"
(그가 천천히 걸음을 내딛는다.
가브리엘이 눈살을 찌푸린다.
그의 뒤에서 병사들이 움직이려 하지만,
그 순간 갑작스러운 폭발이 궁전을 뒤흔든다!)
(연기가 자욱한 가운데,
검은 망토를 두른 한 여인이 등장한다.
그녀는 반란군의 지도자, 카밀라 블랙로즈다.)
카밀라:
"오늘 밤, 왕좌는 무너지고,
피의 서약은 다시 태어나리라."
(그녀가 손을 들어올리자, 붉은 장미 꽃잎이 휘날리며
연기 속에서 반란군이 모습을 드러낸다.)
카밀라: (레온을 향해)
"선택해라, 황자의 탈을 쓴 피의 후계자여.
왕관을 위해 싸울 것인가,
아니면 그 왕관을 불태울 것인가?"
(폭풍처럼 몰아치는 혼돈 속에서,
레온은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묵묵히 검을 들어올린다.)
(막이 내린다.)
(암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