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0장
[Sky Bones(하늘의 뼈)]
제130장 — 깨어난 기억의 파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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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떠, 세란.”
낯익은 목소리가 어슴푸레한 의식 속에 스며들었다.
세란은 천천히 눈을 떴다. 주변은 흐릿했고, 차가운 금속의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낯선 방, 낯선 기계들.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왜 깨어난 건지 알 수 없었다.
“기억이… 사라졌다.”
그의 입술에서 떨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아니, 사라진 게 아니라 잠들어 있을 뿐이다.”
그 옆에 앉아 있던 이네아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우리가 싸우는 감염체가 너의 기억을 먹어치우려 했어. 하지만 그 일부가 너를 지켜냈어.”
“내 안에… 무엇이 남아있는 거지?”
세란은 자신을 둘러싼 감각에 집중했다. 이전 전투의 기억, 동료들과의 대화, 그리고 무엇보다 그 강렬한 두려움과 분노가 그의 가슴을 짓눌렀다.
“네 기억은 조각난 채로 존재해. 그 조각들이 모여야만 진짜 네가 돌아올 수 있어.”
이네아가 천천히 손을 뻗어 그의 이마를 어루만졌다. “그리고 우리는 그걸 도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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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교에서 전투 상황이 보고되고 있었다.
“적의 재배치가 감지됩니다. 중심부 쪽으로 이동 중.”
라피엘의 얼굴이 굳어졌다. “우린 시간이 없다. 세란, 네 힘이 절실해.”
“알았다. 준비하겠다.”
세란은 몸을 일으키며 마음속 깊이 숨겨둔 기억의 파편을 찾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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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가 다시 불붙었다.
광선과 폭발이 우주 공간에 찢어지듯 퍼져나가고, 함선들은 치열한 격돌 속에서 서로를 겨누었다.
세란은 자신의 조각난 기억 속에서 한 장면을 붙잡았다.
“그때… 그날… 나는 누구를 위해 싸웠나?”
그 질문은 그의 심장을 흔들었다. 과거의 동료들, 그들의 웃음과 눈물, 그리고 잃어버린 시간을 향한 후회가 파도처럼 몰려왔다.
“기억을 되찾는다는 건, 나 자신과 다시 마주하는 거야.”
그는 조용히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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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적으로 치명적인 순간, 세란은 적의 공격을 받아 함선 한 곳이 크게 손상되었다.
“위험하다! 지원팀 출동!”
비명과 긴장이 교차하는 순간, 세란은 자신에게 남은 모든 힘을 모아 방어막을 펼쳤다.
“내가 여기서 쓰러질 순 없어. 동료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어.”
그의 눈에 빛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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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네아가 다급하게 다가와 말했다.
“세란, 네 기억 속에 숨겨진 ‘하늘의 뼈’가 진짜 무기야. 그 힘을 깨워야 해.”
“하늘의 뼈…”
세란은 그 단어를 되새기며 심호흡했다. “그게 나의 본질이자, 이 전쟁의 열쇠라면… 난 반드시 찾아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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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광활한 어둠 속, 한 사람의 기억이 깨어나고 있었다.
그 기억이 다시 완성될 때, 새로운 전쟁의 서막이 열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