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5장
[Sky Bones(하늘의 뼈)]
제145장 — 기억의 파편과 운명의 선택
---
“세란, 지금 네 정신 상태는 어떤가? 버틸 수 있겠어?” 라피엘이 조심스레 물었다. 전투실의 긴장감이 조금은 풀리면서도, 그녀의 마음 한켠은 여전히 불안으로 가득했다.
“견뎌내고 있어. 하지만 그 심연 속에서 내가 만난 건… 나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이었어.” 세란의 목소리는 떨리면서도 깊은 울림을 담고 있었다. “과거의 나, 미래의 나, 그리고… 전혀 예상치 못한 ‘나’.”
“전혀 예상 못한 ‘나’?” 키르가 의아해하며 눈을 좁혔다. “무슨 뜻이지?”
“그 ‘나’는 이렇게 말했다.” 세란은 눈을 감고 기억을 더듬었다. “‘너는 하늘의 뼈를 지녔으나 그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한다. 그 힘을 깨우는 건 네 선택이다. 하지만 선택의 순간에 네 안의 모든 기억과 감정, 그리고 고통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럼 선택이란 건… 우리 존재의 근원과 맞닿아 있다는 건가?” 라피엘이 낮게 중얼거렸다.
“맞아.” 세란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모두, 기억의 파편 속에 살고 있어. 그 파편들이 모여 우리를 이루지만, 때로는 그 파편들이 우리를 가두기도 해. 그래서… 나는 그 파편을 다시 맞추려 해.”
“그런데, 어떻게 그걸 할 수 있지? 우린 이미 수많은 기억을 잃었고,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잖아.” 키르가 반문했다.
“그래서 이 싸움이 더 절박한 거야.” 세란은 의지를 다지며 말했다. “기억을 잃으면 정체성도 잃는다. 정체성을 잃으면, 우리는 단지 기계처럼 움직이는 병사가 될 뿐이지.”
“그리고 그 ‘하늘의 뼈’란 게, 우리 존재의 핵심인가?” 라피엘이 물었다.
“그렇다고 생각해. 하늘의 뼈는 단순한 유물이나 무기가 아니야. 그것은 우리의 뿌리,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한 진실이 깃든 상징이지.” 세란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그걸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싸우면, 그 힘도 우리를 파멸로 이끌 수 있어.”
“그러니까, 네가 그 힘을 깨우고 우리 모두를 구원하겠다는 거지?” 키르가 조심스럽게 웃었다. “그야말로 ‘하늘의 뼈’가 우리에게 준 마지막 희망이군.”
“그렇다.” 세란은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그 선택은 혼자 할 수 없어. 우리 모두가 함께 맞서야 해. 기억, 고통, 그리고 희망을 공유하면서 말이야.”
“그럼,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라피엘이 묻자, 세란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적의 침투는 단지 시작일 뿐이야. 우리가 맞닥뜨릴 진짜 위협은 바로 우리 내부에 있어. 분열된 기억과 갈등, 두려움과 불신… 그걸 극복하지 못하면, 우리 모두가 무너질 거야.”
“내부의 적… 그건 심리전과도 같겠군.” 키르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전술도, 기술도 중요하지만 결국 우리가 싸워야 할 건 우리의 마음이야.”
“맞아. 그리고 그 마음을 지키는 건 쉽지 않아.” 세란은 잠시 멈추더니 결연한 표정으로 덧붙였다. “하지만 나는 믿어. 우리가 함께라면, 하늘의 뼈가 우리에게 속삭이는 진실을 깨달을 수 있을 거라고.”
“좋아, 세란. 그럼 우리 모두 네 뒤를 따르겠다.” 라피엘이 힘차게 말했다. “함께라면 어떤 어둠도 헤쳐나갈 수 있어.”
“이 전쟁은 단지 물리적 전투만이 아니다. 우리의 정체성, 기억, 그리고 미래를 건 싸움이다. 그 모든 것을 담아, 나는 앞으로 나아갈 거야.” 세란이 굳게 다짐하며 말했다.
“그럼 출발하자. ‘하늘의 뼈’를 지키는 자로서, 그리고 우리 모두의 운명을 결정짓는 자로서.” 키르가 명령했다.
우주선은 다시 한번 우주의 암흑 속으로 날아갔다. 전투와 탐험, 그리고 존재의 의미를 향한 그들의 여정은 지금부터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