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5장
[Sky Bones(하늘의 뼈)]
제155장 — 심연의 목소리, 잃어버린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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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점점 사라지는 게 느껴져.”
세란의 목소리는 떨렸다. 그녀의 눈동자 속에는 혼란과 두려움이 스며 있었다.
“그렇다면 이 안에 있는 ‘나’는 누구란 말인가?”
키르가 조용히 말했다. 그의 손이 천천히 움켜쥐었다가 풀렸다.
“이건 단순한 존재의 위기가 아니라, 근원적 자아의 붕괴야.”
“내면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속삭여.”
라피엘이 말했다. 그의 얼굴에는 묘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하늘의 뼈’가 부르는 목소리 같아… 그것은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하는 걸까?”
“그 목소리는 마치 나의 잊혀진 과거처럼 들려.”
세란이 몸을 움츠렸다.
“기억 속 파편들이 소용돌이치며 나를 집어삼키려 해. 난 더 이상 내가 아닌 누군가가 되어가고 있어.”
“멈춰야 해, 세란.”
키르가 단호하게 말했다.
“너 자신을 잃으면 전투도 의미가 없어져. 우리는 이 혼돈 속에서 반드시 나를 붙잡아야 해.”
“하지만 어떻게?”
세란의 눈물이 흘렀다.
“기억은 흐릿해지고, 정체성은 무너지고, 부활은 희망인지 저주인지 모를 혼란 속에 있어.”
“기억이 사라질 때마다 새로운 기억이 그 자리를 채울 거야.”
라피엘이 조용히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그게 부활의 본질이라면, 우리는 끝없이 다시 태어나며 이 우주에서 의미를 찾는 거야.”
“그러면 ‘하늘의 뼈’는 무엇인가?”
키르가 질문했다.
“우리가 싸우는 대상인가, 아니면 우리 안에 잠든 진실인가?”
“그것은 우주의 근원.”
라피엘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그 뼈는 우리 존재의 골격, 기억과 의지의 결정체야. 잃어버린 나를 다시 찾아내는 열쇠이지.”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세란이 울부짖었다.
“기억을 잃고 새로운 나로 다시 태어날 것인가, 아니면 고통스럽더라도 원래 나로 남을 것인가?”
키르는 잠시 침묵하다가 답했다.
“선택은 너의 몫이야. 하지만 기억의 파편이 부서지는 순간, 우리는 모두 이 질문과 마주할 수밖에 없어.”
그 순간, 함선이 강한 진동을 느꼈다.
“적이 내부에 침투했다!”
알람이 울렸고, 승무원들이 긴장했다.
“이제 싸워야 할 시간이다.”
키르가 칼날 같은 눈빛으로 말했다.
“우리가 잃을 것은 많지만, 잃지 말아야 할 것은 ‘나’다.”
세란은 숨을 고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내가 나일 수 있도록… 싸우자.”
전투의 함성이 다시 한번 우주를 가르고, 그들의 내면 깊은 곳에 잠든 ‘하늘의 뼈’를 향한 여정은 더욱 절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