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Bones(하늘의 뼈)]

제170장

by FortelinaAurea Lee레아

[Sky Bones(하늘의 뼈)]





제170장 — 의식의 미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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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어디지?”
세란이 눈을 떴다. 눈앞에는 낯선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잿빛 구름이 하늘을 덮고, 지평선 너머엔 무수한 기계 폐허가 흩어져 있었다. 그녀의 옆에는 땅속에서 기어 나온 듯한 ‘뼈’들이 고요하게 줄지어 있었다.

“세란… 당신도 여기에 끌려왔군.”
낮고 익숙한 목소리. 레미우스였다. 그러나 그의 눈빛은 평소와 달랐다. 더 깊고, 더 낡고, 심연을 담은 눈이었다.

“레미우스? 당신… 맞아? 여긴 현실이야, 환상이야?”
“여기는 ‘의식의 미궁’. 누로스가 만들어낸 내면의 전장.
하지만… 단순한 환상은 아니야. 우리의 기억과 감정을 바탕으로 형성된 반(半) 실재 영역이야.”

세란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녀의 옛 고향이 녹슬어버린 장치와 절망 속에 왜곡되어 있었다. 어린 시절 즐겨 놀던 언덕이 붕괴된 로봇 폐기장으로 변해 있었고, 거기엔 익숙한 얼굴들이 있었다.

“엄마…? 아빠?”
“가까이 가지 마!”
레미우스가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
“그건 진짜가 아니야. 그들은 네 기억 속 이미지에 불과해.
누로스는 우리가 가장 원했던 것, 혹은 가장 두려워했던 것을 이 안에 투영시켜.”

그때, 멀리서 희미한 속삭임이 들렸다.

“하늘의 뼈는… 네 안에 있다…”

“지금… 들었어?”
세란이 긴장한 얼굴로 물었다.
레미우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게 바로 우리가 찾아야 할 실마리야. ‘하늘의 뼈’.
그건 단순한 유물이나 구조물이 아니라, 생명체와 우주의 공명 기억을 담은 ‘의식 결정체’야.”

“그게… 살아 있는 거야?”
“살아 있을 뿐 아니라, 선택도 하지. 누가 그것을 ‘깨울’ 자격이 있는지.”

세란은 뒷걸음질 쳤다. 갑자기 그녀의 발아래 땅이 갈라지며 검은손들이 솟아올랐다.

“감정의 파편들이다! 너의 죄책감과 두려움이 실체화되고 있어!”
레미우스가 소리쳤다.

“어떻게 막아야 해?”
“직면해야 해. 도망치지 마. 인정해. 스스로를 받아들이는 순간, 저것들은 힘을 잃어.”

세란은 눈을 감았다.
어린 시절 방치된 기억. 첫 임무에서 동료를 잃은 장면.
무기력한 과거들이 스크린처럼 펼쳐졌다.

“나는… 두려워. 약했어. 도망쳤고, 잊고 싶었어.
하지만… 이제는 기억할게. 그들이 나를 지탱해 왔다는 걸.”

그 순간, 검은손들이 하나둘씩 무너져 내렸다.
그녀의 가슴 안에서 투명한 빛이 피어올랐다.

“공명 반응 감지! 세란, 너… 하늘의 뼈에 접속하고 있어!”
레미우스가 외쳤다.

세란의 눈에서 푸른빛이 흘러나왔다.
그녀의 손바닥 위에 맥동하는 수정체 하나가 떠올랐다.
그 안에는 우주처럼 펼쳐진 별빛, 그리고 미세한 구조물들이 회전하고 있었다.

“이건… 우주를 기억하는 의식이야.”
그녀가 말했다.

“그래. 그리고 이제, 너는 그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첫 번째 사람이다.”
레미우스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 순간, 둘 앞에 거대한 존재가 나타났다.
금속과 살이 뒤엉킨 채 7개의 눈을 가진 괴물.
누로스의 정체 중 하나.
“그걸… 내려놔라.”
그 존재가 세란에게 속삭였다.

“그건 네가 짊어질 수 있는 무게가 아니다.”
하지만 세란은 물러서지 않았다.
“이건 우리 모두의 것이야. 나는,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기억하겠어.”

빛과 어둠이 충돌했다.
‘하늘의 뼈’에서 발산된 고대의 공명이 누로스의 정신을 쪼개기 시작했다.

“아르카디아, 들리나요? 세란입니다. 우리는… 드디어 진입했습니다.
의식의 최심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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