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Bones(하늘의 뼈)]

제174장

by FortelinaAurea Lee레아

[Sky Bones(하늘의 뼈)]




제174장 — 기억의 틈에서 피는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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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열렸다.”

세란의 목소리는 낮고 깊었다. 그녀의 눈동자 안엔 은하계가 요동쳤고, 손끝에서 작은 번개가 튀었다.
하늘은 갈라진 지 오래였다. 그 틈 사이로 검은 연기와 같은 ‘잊힌 자들’이 흘러나왔다. 그들은 형체가 없었고,
기억으로 이뤄진 망령들이었다.

“너희가… 돌아온 거냐.” 레미우스는 검은 검을 뽑았다.
그의 어깨 위로는 어릴 적 자신이 울부짖는 환영이 올라앉아 있었다.
“너희는 과거에 묻혔어야 했어. 왜 돌아온 거지?”

그중 가장 거대한 자, 얼굴이 없는 존재가 대답했다.
“너희가 날 깨웠지.
하늘의 뼈는 잊힌 기억으로 자라났고,
그 기억 안엔 증오와 원한도 함께 있었어.
우리는 네 안에 있었다, 세란.
넌 우리를 버리고 빛만 기억했지.”

세란은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아니, 난… 나를 잊은 적 없어.
단지… 그 기억이 너무 고통스러워서—”

“변명은 어둠을 불러.”
망령들이 동시에 속삭였다.

그 순간, 공기 중에 비명처럼 날카로운 소리가 터졌다.
빛과 어둠의 입자들이 충돌했고,
그 안에서 첫 번째 전투가 시작되었다.


“레미우스! 좌측!”
세란의 손짓과 함께 번개창이 하늘을 갈랐다.
레미우스는 몸을 날려 창의 뒤편으로 도약했고, 그림자 안에서 튀어나온 날개 달린 망령을 검으로 베었다.

“쟤네들은 형태가 없어! 기억을 읽고 만들어진 망령들… 날 믿고 눈 감아!”

“눈을 감으라고? 지금 이 상황에서?”

“감아, 제발!”

레미우스는 이를 악물고 눈을 감았다. 그 순간, 세란이 그의 이마에 손을 얹었다.
그리고 둘의 기억이 섞였다. 피비린내 나는 전쟁, 상처, 어머니의 마지막 미소…
모든 것이 한 번에 지나갔다.

“자, 이제 봐!”

눈을 떴을 때 레미우스는 새로운 검을 들고 있었다.
그건 ‘기억의 검’ — 세란과 자신의 모든 기억을 형상화한 무기였다.

“너희가 내 그림자라면…
내가 직접 베어줄게.”


전투는 거칠고 혼란스러웠다.
잊힌 자들은 존재할 수 없었지만, 그 기억을 지워버리지 않는 한 계속해서 되살아났다.

세란은 하늘 위로 떠오르며 마지막 선언을 내뱉었다.

“나는 모든 기억을 껴안겠다.
그림자도, 눈물도, 절망도.
그러니— 너희도 이제,
쉬어.”

그녀의 외침과 함께, 하늘의 뼈에서 거대한 빛의 나무가 자라났고,
잊힌 자들은 한 명씩 안개처럼 사라지기 시작했다.
단, 한 존재만 제외하고.


“그럼에도… 남는 자가 있군.”
레미우스가 검을 치켜들었다.

남아있는 망령은 그들의 ‘아버지’였다.
한때 인간이었고, 그들을 버리고 떠난 자.
그리고 하늘의 뼈의 기원을 만든 첫 존재.

그는 웃었다.
“기억은 죽지 않아.
기억은 단지… 형태를 바꿀 뿐.”

세란이 조용히 말했다.
“그럼 네 형태를 바꾸겠어.
널 다시… 태어나게 하겠어.”

“그건… 고통스러울 텐데?”

“모든 삶은 고통에서 시작되니까.”


번개의 심장이 뛰고,
기억의 검이 내려쳤다.
그리고 세란의 눈에서 피눈물이 흘렀다.

-이것이 새로운 신화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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