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Bones(하늘의 뼈)]

제184장

by FortelinaAurea Lee레아

[Sky Bones(하늘의 뼈)]





제184장 — 0 세계(제로 월드):

형상 이전의 진리 (최초의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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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은 시간도 공간도 없다.”

세란의 발이 닿는 곳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는 분명 걸었지만, 걸은 적이 없었다.
앞으로 나아가며 뒤로 밀렸고,
움직이지 않아도 사방이 바뀌었다.

“세란.”

뒤에서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
그러나 돌아봐도 아무도 없다.

“네가 기억하는 나를,
나는 기억하지 못한다.”

그건 아버지의 목소리였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얼굴.
그러나 뼛속에 각인된 음성.

“네 뼈는, 하늘에서 떨어졌지.
하지만 그건 추락이 아니라 귀환이란다.”

켄슈이는 붉은 사막에 서 있었다.
모래바람은 그의 피부를 벗겼고,
그 속에서 또 다른 ‘켄슈이’가 나타났다.

“네 분노는 누구의 것인가?”

검은 켄슈이가 물었다.

켄슈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붉은 검을 들어 자신의 그림자를 찔렀다.
그 순간,
그림자 속에서 피어난 푸른 나비 떼.

루엔은 거대한 천문도 안에 갇혀 있었다.
그의 심장은 별자리처럼 나열된 수천 개의 이름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그는 그중 하나,
**‘이브-루엔’**이라는 이름을 잡았다.

그 순간,
하늘에서 메아리쳤다.

> “너는 누구인가?”



> “나는 나를 잃은 자.”



> “그렇다면 네가 진실이다.”

아자켈은 칠흑의 대지에 홀로 서 있었다.
그의 발아래로 무수한 제자들의 손이 뻗어 있었다.

그 손은 모두,
그가 버렸던 이들.

“나는 가르쳤다.
그러나 그 누구도 진실에 다다르지 못했다.”

한 아이의 얼굴이 드러났다.
그는 세란의 눈을 하고 있었다.

“당신이 버린 건 진실이 아니라
진심이었어요.”

아자켈은 고개를 떨구었다.
그의 어깨에서 두 개의 날개가 떨어져 나갔다.
그리고 다시 피어났다.
빛과 어둠이 동시에 섞인 날개.

세란은 마침내,
아무것도 없는 ‘무’의 공간 속에서
작은 파편 하나를 보았다.

그건 다름 아닌,
그녀의 심장 조각이었다.

심장은 부서져 있었고,
그 안에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 “Caelum Cadaver — 하늘의 뼈.”



그 순간,
그녀는 울었다.
태어나 처음으로,
진심에서 흘러나온 눈물이었다.

“나는 이제 알겠어.
‘하늘의 뼈’는 무기가 아니야.
그건… 기억이야.
존재들이 처음으로 자신을 인식했던,
태초의 울림.”

그녀가 눈을 들자,
0 세계는 거대한 하얀 고래의 형상으로 변해 있었다.
고래는 말없이 입을 열었고,
그 속에서 세란은 첫 번째 노래를 들었다.

> “너는 기억하리.
기억은 뼈를 만들고,
뼈는 세계를 지탱한다.
그리고 그 뼈가 부러질 때,
진실이 피어난다.”

세란은 조용히 속삭였다.

“그럼… 나는 세계의 기억이겠네.”

그리고, 고래의 등 위로
세란과 동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그들은 모두 자신이 누구였는지를 기억하고 있었다.

아자켈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이제 돌아갈 수 있을까?”

켄슈이가 미소 지었다.

“우리는 돌아가는 게 아니라,
새로 만드는 거야.”

하늘이 갈라지며,
0 세계는 폭발처럼 사라졌다.

그들의 발밑엔
새로운 땅이 자라고 있었다.
그 땅은
“기억으로 만든 세계”,
시드라 메모리아.

그리고,
그 위에 세란이 섰다.
하늘의 뼈가 꽃처럼 만개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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