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6장
[Sky Bones(하늘의 뼈)]
제186장 — 사념의 전장, 그리고 망각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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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의 전장으로 진입
이제 세란과 동료들은 사념의 전장, 즉 인간의 망각과 욕망이 충돌하며 만들어낸 폐허 속 기억의 전쟁터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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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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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없었다.
그러나 발밑은 끊임없이 변주하는 음계처럼 살아 움직였다.
세란이 걸음을 내딛자,
땅이 아니었던 것이 길이 되었고,
공기가 아니었던 것이 목소리를 냈다.
> “여기선 생각조차 무기야.
조심해.”
켄슈이의 말이었다.
그들의 앞에는 사념의 전장.
망각된 자들의 기억이 굳어져 형성된 정신의 미궁.
여기선 상상조차 현실이 되며,
불안이 괴물이 되고,
후회가 검이 되며,
소망은 덫이 된다.
세란이 말했다.
“우린… 여기서 싸워야 해.
남들이 잊은,
그러나 사라지지 않은 것들과.”
루엔이 말했다.
“잊힌 것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면,
그건 또 다른 차원에서
우리의 일부가 되어버리는 거야.”
바람이 불었다.
아니, 목소리였다.
> “넌 기억하지 못하지.
네가 누구였는지.”
허공에서 한 여인이 걸어 나왔다.
그녀는 누군가의 어머니, 연인, 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 이름도 없었다.
오직 이곳에서 탄생한 망각의 기사.
그녀의 눈은 텅 비었고,
검은 갑옷은 수백 개의 이름들로 덧대어져 있었다.
> “나는 너였다.
너는 나를 버렸지.”
세란의 몸이 흔들렸다.
루엔이 외쳤다.
“그녀를 공격하면…
너 자신을 찌르게 될지도 몰라!”
켄슈이가 주저 없이 앞으로 나선다.
“그래서 내가 한다.”
켄슈이 vs 망각의 기사
그의 검이 빛을 그으며 달려들자
기사는 그녀의 망각검으로 받아쳤다.
펑-
충돌음이 기억을 짓눌렀고,
수천 개의 파편이 과거를 튀겨냈다.
켄슈이의 눈앞에
어릴 적 자신이 울고 있었다.
“… 엄마… 가지 마…”
그 기억이 방해했다.
그의 발이 멈췄고,
검이 흔들렸다.
기회였다.
기사는 망설임 없이 그의 심장을 향해
망각의 검을 찔러 넣었다.
“켄슈이!!!”
세란이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켄슈이는 웃었다.
“기억은 약점이 아니다.”
그는 손을 뻗었다.
그리고 그 손에서 하늘의 뼈의 일부가 번쩍였다.
> “기억은 빛이다.”
심장을 뚫은 검은 사라졌고,
켄슈이의 몸에서
잊혔던 수많은 이름들이 되살아났다.
그는 기사를 껴안았다.
그 순간 기사의 검은 갑옷이 산산이 부서졌다.
그리고 그 안에서,
한 아이가 울고 있었다.
> “내가… 나였구나…”
망각의 기사는, 결국 기억을 찾은 아이였다.
그녀는 더 이상 누구의 적도,
망각의 화신도 아니었다.
세란은 그 모습을 보며 되뇌었다.
“이곳에 있는 모든 존재는
누군가가 버린…
그러나 다시 돌아가야 할 이야기들이야.”
그때였다.
사념의 전장 깊은 곳에서
갑작스레 붉은 울림이 퍼졌다.
> “기억을 되찾는 자들이여.
너희는 하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있다.”
허공이 갈라졌고,
그 틈에서 **망각의 신(神)**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얼굴이 없었다.
오직 수천 개의 눈과 입으로 이루어진 존재.
> “기억은 폐기되어야 한다.
기억은 고통을 낳는다.
기억은 전쟁을 만든다.
그러니… 버려라.”
세란이 천천히 걸어 나간다.
하늘의 뼈에서 파생된 빛이 그녀의 등에서 날개처럼 퍼졌다.
> “기억은…
우리가 살아있다는 증거다.”
그리고 전쟁이 시작된다.
기억을 지키려는 자들과
망각을 강요하는 신.
세란과 그녀의 일행은,
이제 인류 전체의 의식과 시간을 걸고
가장 깊고 철학적인 전쟁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