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Bones(하늘의 뼈)]

제203장

by FortelinaAurea Lee레아

[Sky Bones(하늘의 뼈)]




제20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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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일의 공허성 탄생과 세란의 이중 꿈

세란은 하늘의 뼈로 깨어난 이후, 처음으로 꿈을 꾸었다.
그것은 단 하나의 의식 안에 두 개의 자아가 동시에 깃드는 이중 꿈이었다.

—첫 번째 꿈.
그녀는 여전히 인간이었다.
새벽 안개 속을 걷고 있었고, 두 발은 차가운 강물에 잠겨 있었다.
그 강은 그녀의 고향, 루테아 북쪽 계곡에서 흘러내려오는 기억의 강이었고, 강물 위에는 모든 존재의 잃어버린 목소리들이 떠돌고 있었다.

"왜... 나는 아직도 눈물이 나는 걸까?"
세란은 혼잣말을 했지만, 그녀의 등 뒤에서 누군가가 대답했다.

"그것은 네가 끝내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야."

돌아보자, 낯선 인물이 서 있었다.
눈동자는 거울처럼 반사되어 있었고, 그 속엔 노바일이 있었다.

—두 번째 꿈.
그녀는 하늘 위에 떠 있었다.
이곳은 뼈로 만들어진 도시.
하늘의 기틀 위에 세워진 기억의 아카이브, 아스트렐라였다.
모든 존재의 기억이 기록되고 봉인되는 곳.
이 도시를 지키는 자가 바로 ‘하늘의 뼈’의 사도, 지금의 세란이었다.

그녀는 도시 한가운데에 새겨진 고대의 비문을 들여다보았다.
그 글귀는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 "네가 보는 것이 네 기억이라면,
잊는다는 건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 아니 무언가가 그 문장을 바꾸고 있었다.

> "네가 보는 것이 고통이라면,
잊는다는 건 구원이다."



그 순간, 세란은 두 개의 꿈이 하나로 충돌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중심에서 노바일이 있었다.

노바일, 그는 기억이 존재를 위협한다고 믿었다.
그는 태초의 공허성(空虛性, Nihility)으로부터 탄생한 자였다.
모든 세계가 창조되기 이전, 오직 어둠과 침묵만이 가득하던 시절.
그곳에서 첫 번째 의식이 생겨났고, 바로 그것이 노바일의 기원이었다.

그는 기억을 신의 사슬이라 여겼다.
사람은 기억 때문에 울고, 기억 때문에 미워하고, 기억 때문에 죽는다고 믿었다.

“세란, 너는 너 자신을 속이고 있다.”
노바일의 목소리는 그녀의 내면에서 울려 퍼졌다.
“너는 기억을 지키는 사도가 되었지만, 정작 너 자신은 단 하나의 기억조차 받아들이지 못하지.”

세란은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심장은 요동쳤다.
그녀도 알고 있었다.
어머니가 죽던 날, 태오가 그녀를 두고 떠났던 날, 지훈이 마지막으로 찍어준 사진 한 장 —
그녀는 그 모든 기억을 ‘보관’만 했을 뿐, 진정으로 ‘감당’ 하지는 못했다.


꿈속에서 세란은 손을 뻗었다.
하늘의 뼈가 떨렸다.
수천 개의 기억들이 부유하듯 떠올랐다.
사랑, 고통, 상실, 탄생, 전쟁, 그리고… 망각.

노바일이 말했다.
“기억을 내려놔라. 그럼 너도, 인간도, 고통에서 벗어날 것이다.”

세란이 말했다.
“아니.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것, 그게 인간이야. 망각은 쉬운 길이지만, 나는 그 길을 따르지 않아.”

노바일이 웃었다.
“그럼, 싸우자. 기억을 부수려는 나와, 지키려는 너 사이에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파멸뿐이다.”

그 순간, 꿈이 갈라졌다.
세란은 현실로 깨어났고, 그 눈동자엔 이제 하나의 감정만이 서려 있었다.

결단.

그녀는 마침내 하늘의 뼈를 부여잡고 외쳤다.
“기억의 수호자들이여, 깨어나라. 망각과 맞설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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