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Bones(하늘의 뼈)]

제223장

by FortelinaAurea Lee레아

[Sky Bones(하늘의 뼈)]







제223장: 피의 유전자, 기억의 반역


---


“기억이란 건… 고정된 것이 아니라
다시 쓰일 수 있는 생물이에요.”
세란의 말에 신은 고개를 기울였다.

> “생물이라… 네 피 속에 흐르는 실마리를 느낀다.
피가 기억을 간직하고 있군.”<



세란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제 아버지는 유전자 연구자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기억의 전이를 실험했고,
그 실험체가… 바로 저였어요.”

그 순간, 신의 눈이 번쩍 빛났다.
그 빛은 차원을 뚫고 세란의 혈관 안을 스캔했다.
그 속에서 그는 이식된 기억들의 흔적을 보았다.

> “이것은… 여러 생의 기억이다.
이것은 네 것만이 아니다.
이것은… 네게 주입된 모든 영혼의 궤적이다.”<



세란의 눈은 붉게 물들었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그래요. 저는 혼종이에요.
수많은 기억이 나를 찢어놓고 있어요.
내가 누구인지,
어떤 의지를 따라야 하는지도 잊은 채로 살아왔어요.”

그녀의 등 뒤,
작게 깃든 어린 세란들이 어른거렸다.
눈이 먼 소녀, 울음을 삼킨 소녀,
전쟁터를 기어가던 아이,
빛 속에서 누군가를 죽인 얼굴 없는 소녀…

“그런데도 전, 여기까지 왔어요.
그 기억들이 거짓이라 해도,
지금의 내가 그것들을 껴안지 않으면
아무 의미도 없다는 걸 알았으니까요.”


신은 깊은 침묵 속에 말했다.

> “그것이 반역이다.
유전은 질서였고, 기억은 운명이었다.
그러나 너는 그 운명에 칼을 들이댄다.”<



> “네 안에서… 오래된 질서가 비명을 지르고 있다.”<




---

바로 그때,
리봉왕휘의 의식 속에서 검은 실 하나가 터졌다.
그는 고꾸라지듯 무릎을 꿇었다.
“세란… 그 실… 네가 선택한 거냐?”

세란은 그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을… 돌이킬 수 있다면.
당신이 공허에 삼켜지기 전에,
내 안의 모든 기억을 넘겨줄 수도 있어요.”

“미쳤군.”
리봉왕휘는 입꼬리를 일그러뜨리며 웃었다.
“내가 본 너는 항상 논리적이고 냉철했는데…
지금 너는 완전히 감정에 미쳐 있잖아.”



“이건 감정이 아니라… 연민이에요.”
세란은 조용히 손을 내밀었다.
“당신도 실이었잖아요.
잊고 살았을 뿐이죠.”

그 순간, 리봉왕휘의 눈에
그의 어릴 적 모습이 스쳐갔다.
누이와 함께 실을 꿰매던 어린 손.
불 속에서 누이를 잃던 날,
그가 꿰매다 찢어진 실… 그리고 검게 타버린 가족.

그는 떨리는 손으로
세란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세계를 감싸고 있던 공허의 실 한 가닥이
“스스로” 끊어졌다.

그건
누군가의 용서,
누군가의 눈물,
누군가의 기억이었고,
더는 숨기지 않는 고통이었다.

신은 말했다.

> “기억이 반역할 때,
피는 진실을 말한다.
너희는 지금, 나조차 쓰지 못한 실을 만들었다.”<




---

하늘의 뼈가 진동했다.
그 내부에서 오래된 유전자 코딩이
빛의 문양으로 떠올랐다.

그것은
인류의 시초도,
신의 형상도 아닌…

**‘진정한 존재로의 궤도’**였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Sky Bones(하늘의 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