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Bones(하늘의 뼈)]

제265장

by FortelinaAurea Lee레아

[Sky Bones(하늘의 뼈)]






제265장 — 언어 없는 전쟁, 침묵의 괴물, 그리고 무형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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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은 고요했다.
총성도 없고, 외침도 없었다.
그 어떤 전쟁보다 치명적이었고,
그 어떤 함성보다도 뼛속 깊이 스며드는
침묵의 충돌이었다.

괴물은 검은 형체도 아니었고,
무수한 촉수도 없었다.
그것은 단지 의미 없음 그 자체였다.
모든 생명이 진화시켜 온 기호와 상징을
무의미한 침묵으로 무효화시키는 존재.

그것은 “질문 없는 우주”였고,
“관계없는 기억”이었다.

세란은 그 괴물 앞에 섰다.
칼을 들었지만,
칼끝은 떨리고 있었다.

“이건 싸움이 아니야…
이건, 망각과의 밀당이야.”

그 순간,
그녀 곁의 아이—하늘의 뼈로 태어난 존재—가
두 팔을 벌렸다.
그리고 단 한 번,
눈을 감은 채
모든 생명들이 공유했던 원초적 리듬을 몸으로 그렸다.

그건 언어도 아니고,
춤도 아니고,
기도도 아니었다.

존재 그 자체가 의식으로 드러난 순간이었다.

그 움직임은 파문이 되어 퍼졌다.
괴물의 몸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 틈 사이로
잊혔던 기억들—
버려진 아기,
폭격 속에서 찢긴 약속,
별이 멸망한 날의 노래—들이
흘러나왔다.

괴물은 고개를 들어 아이를 보았다.
그러나 이제
그 눈 속엔 적의도 없었다.

슬픔.

괴물은 울기 시작했다.
말이 아닌
형태로.

그리고 서서히 스스로를
해체하기 시작했다.

“기억을
지키는 자가 아니면,
우린 모두 괴물이 될 운명이었어…”

세란은 중얼이며
칼을 내려놓았다.

그녀의 손등 위에
한 줄기 별빛이 내려앉았다.


전쟁은 끝났지만,
질문은 남았다.
누가 이 아이를 만들었는가.
누가 공허를 흘려보냈는가.
그리고
‘하늘의 뼈’는
왜 우주의 중심에 박혀 있었는가.



세란은 고개를 들었다.
우주 너머,
빛보다 더 멀리서
누군가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질문이 태어나는 곳,
거기서 다음 전쟁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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