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브런치북 구원검 12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죄인 SINNER

(SF 무협 판타지)

‘태양아! 주식 악귀를 쫓아내야 한다’


최고의 마성을 자랑하는 귀검마의 마음속 심연에는 엄청난 숫자의 악마혼이 존재하고 있었는데 태양은 인간계로 들어오기 위해서 그 속에서 묘원장, 귀검마와 악마혼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영흔을 숨기고 깊은 묵상의 상태에 있었다가 잠시 눈을 떴다. 아버지 태수가 늘 태양에게 읽어주던 경전 속의 내용이 갑자기 그의 마음을 울렸기 때문이다.  


예수께서 제자들과 갈릴리 맞은편인 거라사 지방에 도착하셨을 때에 군대귀신이 들어 옷도 입지 않고 무덤사이에서 살고 있는 사람을 만나셨다.... 예수께서는 이 사람을 불쌍히 여겨 그에게서 군대귀신을 쫓아내어 돼지 떼에게 들어가게 하셨다. ( 성경 누가복음 8:26-33 중에 )


사실 태양은 묵상 속에서 마치 편안한 엄마의 품에 안긴듯한 안락함이 느꼈었다. 어떻게 되었든 인간계로 들어오는 임무를 완수해서인지 묘원장의 육체 속에 있는 동안 말할 수 없는 기쁨까지도 흘러넘쳤었다.  


그러나 아버지의 음성이 태양을 깨웠다.


수면계에서는 무엇이든지 선하고도 의미 있는 행동을 하면 인간계를 이해할 수 있는 딥러닝을 통한 지혜가 허락되었는데 평소 주식무림계에서 최고수 트레이더로 아버지 태수의 명령에 따라 수많은 주식악귀들과 싸우면서 쌓은 그  ‘행동’의 가치는 실로 어마어마했었던 모양이었다.


한 번은 태양의 아버지 태수와 천문은 이런 대화를 나누는 것을 태양은 들은 적이 있었다.


인간은 아주 속이 좁은 시너 SINNER들이죠. 도대체 인간들은 왜 남의 말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지.. 자신의 영혼을 파괴시키길 좋아하고, 악마족의 꾐에는 아주 기가 막히게 잘 넘어가는 귀가 아주 얇은 족속들이에요. 조물주가 만들어 놓고 가장 후회하는 피조물이라고 할 수 있죠


천사들보다 완벽함에도 불구하고 오물 덩어리에 머리를 박고 있는 가련한 존재가 인간이에요


수면 DNA지도는 일종의 인간계와 수면계를 잇는 네비 게이터 시스템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 지도를 가지려고 오랜 세월 동안 인간계와 수면계에서 피비린내 나는 영적 전투를 벌여왔었어요. 그 지도를 쥐는 자는 자유롭게 인간계와 수면계를 넘나들수 있는 파워를 가지게 되고 인간들의 꿈속에도 들어가서 인간의 감정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힘도 덤으로 얻게 된다고 해요...


그런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누가 믿는단 말이야.


사실 전설처럼 묻혀서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기 때문에 인간계와 수면계가 발렌스를 유지하고 있었는지도 몰라요. 그러나 악마족들은 모든 비밀을 알고 있어요.  공매도가 악마족을 시켜 인간들을 충동질해서 수면 DNA지도를 가지고 장난을 치게 만드는 것은 아마 이제 세상의 끝이 거의 가까이 왔다는 증거라고 나는 믿고 있어...



세상의 끝…



그래서 태양은 수면 DNA지도의 비밀들을 모조리 이해하게 되었다.   


‘그것들의 기원이나 목적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정말 신기하다고 밖에는 말할 수 없군.’


또한 태양은 악마에게 영혼을 저당 잡힌 수많은 다윈주의 인간들이 함부로 인간계와 수면계에서 행동하는 바람에 비참하게 인생을 허비해 버리지만 세상 모든 영혼들은 정신 장애아나 낙태된 아기들, 그리고 적자생존의 가치관으로 버려진 모든 약한 자들 모두 빠짐없이 서로에게 귀한 존재이고 그것이 인간계와 수면계 온 세상을 지탱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깊은 경외감 마저 들었다.


'태양아. 영혼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다시 깨어나 저 사악한 주식 악귀들을 모조리 무저갱으로 다 보내 버려야 한다.!'


부우우~

부우우~


갑자기 태양의 귀에 우렁찬 나팔소리가 들렸다.


그러자 3명의 사나이가 태양 앞에 그 모습을 나타내었다.

"태양아"

"태양아"

"태양아"

그들의  아름다운 음악소리 같은 목소리가 컴컴한 귀검마의 마음 곳곳에 울려 퍼졌다. 사랑이 넘치는 깊은 관심이 그들의 목소리에서 느껴지자 태양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터졌다.


"아니 아버지, 천문 어른 그리고.. 당신은?"


“구원검을 깨워라. 태양아.”


깊이가 느껴지면서도 포근한 바리톤음성이 태양의 귀에 들렸다.


‘누구지?’


"구원검을 깨워라! 태양아"


"당신은?.."


태양은 곧 그가 구원검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구원검 나리!"

"구원검을 깨워라! 태양아"

태양은 구원검에게 다가가려다 동작을 멈추었다.

동시에 자신이 숨겨놓은 비장의 무기가 태양의 머리로 지나갔다.

그의 손목에 감겨있던 작은 금속 조각, 바로 비룡검을 작게 액세서리 모양으로 만든 조각이었다. 그것은 태양의 주식무림계를 다스릴 때 정의를 위해 주식투자를 하는 자들을 자신이 잘 이끌어 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긴 상징으로 또한 그의 영혼을 지켜주는 힘이었다. 태양은 조각을 손에 쥐고 집중했다. 그러자 곧 검의 힘이 그의 몸을 통해 흐르기 시작했다.


갑자기 귀검마의 졸개 악마족들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키키키키 뭐지 저건..


키키키키 귀검마와 미친 여자 안에 저렇게 맛있는 영혼이 존재한다니


키키키키키


키키키키키


악마족들이 태양을 향해 다가왔다.  그러나 태양은 그들의 눈빛에서 두려움을 읽었다. 태양은 검의 조각을 하늘로 높이 치켜들며 외쳤다.


" 조물주의 순수한 영혼의 힘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그 순간, 태양의 몸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악마족들은 그 빛에 눈이 멀어 비명을 질러댔다. 태양은 자신의 내면의 힘을 끌어내어 검의 조각을 완전한 검으로 변화시켰다. 그의 손에는 이제 구원검이 들려 있었다.


"구원검을 받아라!" 태양은 악마족들을 향해 질주했다.  구원검이 빛을 발하며 공중에서 회전했고, 그의 움직임은 마치 바람처럼 경쾌하였다. 악마족들은 하나둘 쓰러져 갔고, 태양은 마침내 귀검마를 벗어나는 문을 향해 나아갔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


묘원장의 입이 열리자,

바깥의 세상은 태양을 반겼다.





“헉… 헉…”


얼마나 뛰었는지 하늘의 심장은 미친 듯이 박동질을 해댔다.  뜀박질을 멈추고 하늘은 고요한 적막이 흐르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암흑으로 뒤덮인 주위가 눈에 익어가자 하늘은 자신이 아무도 없는 거리 위에 서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들 어디로 간 것일까. 분노에 뒤덮인 짐승 같은 인간들은.


그런 원초적인 인간의 야성스런 모습이 혹시 인간 본래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난데없이 하늘의 뇌리를 스쳐갔다. 게임 속의 전투력을 높이기 위해 아이들에게 성적유린도 서슴지 않았던 짐승 같은 어른들이 생각난 듯 터진 하늘의 눈물은 자신도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흘러넘쳤다. 하늘은 힘들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피로가 가득했고 구원검을 찾기 위해 열심히 무공을 쓴 탓에 손도 떨렸다.



“울지 마. 우리가 대신 사과할게요..”


도벳수면연구소와 할람 육아센터에서 만났던 수많은 아이들의 얼굴이 하늘의 기억으로 스쳐 지나가며 하늘을 위로했다. 사악한 인간계에서 마음이 힘들 때마다 할람 육아센터의 아이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늘 응원하고 위로하는 특별한 존재였었다.  아이들이 하늘의 곁에 모여들어 하늘을 바라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들의 눈에는 순수한 호기심과 따뜻한 애정이 가득했다. 한 아이가 조심스럽게 하늘의 손을 잡고 다른 아이들은 하늘의 주변에서 돌며 "언니! 힘내세요!"라고 외쳤다. 그 소리는 마치 작은 새들의 합창처럼 맑고 기분 좋았다. 하늘은 잠시 눈을 감고, 그들의 순수한 사랑을 느꼈다. 아이들은 하늘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마법 같은 힘을 주었다. 그들은 적자생존의 사악한 세상을 환하게 밝게 비춰주는 보석처럼 빛나는 응원가였다.


"하늘 언니 우리와 함께 놀아요!"


하늘의 마음은 따뜻해졌다. 아이들은 하늘의 곁에서 뛰어놀며 그이 마음속 깊은 곳에 잊고 있는 웃음을 되찾아 주었다. 그 웃음은 하늘이 자신이 누군가의 소중한 존재임을 깨달았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아이들의 사랑과 응원은 하늘의 힘든 마음을 감싸주었고 다시 일어설 용기를 주었다.


“그런데 왜 나는 다른 인간들처럼 분노의 바이러스가 내 몸에 퍼지지 않는 거지?”


갑자기 하늘의 머릿속에 의구심이 다시 피어올랐다.


그러자 한 아이가 하늘에게 말을 걸었다.  


"그건 언니가 순수한 영혼을 가진 사람이라서 그래”

“내가?”

“그런 일이 어떻게 생겨날 수 있지?”

“과학으로 세상일을 다 해결할 수 있다고 아직도 생각하시는 건 아니겠죠.”

당돌한 아이의 말에 하늘은 살짝 미소 지었다.


“오늘밤에 겪은 부분에 대해서는… 뭐.. 인정하마..”


“죄를 짓지 않은 순수한 영혼 때문에 당신에게 그 분노의 바이러스가 걸리지 않는 거예요.”


하늘은 아이의 말에 깜짝 놀랐다.


“쓸모없다고 무시하고 폐기 처분되는 열성인자를 가진 사람들이라도 순수한 영혼을 가지고 있으면 그 분노의 바이러스를 잠재울 백신 같은 힘을 온 주위에 다 퍼트려요. "


"그래 네 말대로 약하고 힘없는 사람도 그 누군가에는 다 필요한 존재였던 거야.”


“맞아요. 컴퓨터에서 인터넷 할 때 악플을 한 번도 달지 않았거나 약한 사람들을 시기, 질투, 미워하는 마음을 가지지 않았던 사람들도 다 분노의 바이러스에 면역성을 가지고 있죠.”


쿠쿵~


하늘과 아이의 대화는 멀리서 들리는 폭발음으로 잠시 중단되었다.


“그럼 영혼을 깨끗하게 의식적으로 노력한 사람들만 이 지옥에서 살아날 수 있는 거냐?”


“단지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는다는 거지. 바이러스에 감염된 자들이 공격해 들어오면 속수무책이죠.”


하늘의 다리에 갑자기 힘이 빠져나갔다.


“그럼. 서로 물어뜯으며 죽고 죽이다가 이 세상이 멸망하는 거냐?”


하늘의 눈에 다시 이슬이 맺혔다. 아이는 길 한 폭 판에 넘어진 전봇대를 바라보곤 슬픈 목소리로 대답했다.


“어차피 분노의 바이러스가 아니라도 수면 DNA지도를 함부로 해서 세상은 멸망할 수밖에 없어요.”


쿠쿵


폭발음이 이번에는 별로 멀지 않은 거리에서 들려왔다.


“얘. 제발 무슨 방법이라도 없니? 세상을 구원할 어떤 방법이 없니?”


“일본과 한국이 한 나라가 된 것 같아요.”


“갑자기 뚱딴지 같지 그게 무슨 소리야?”


“수많은 악마와 못된 영혼들이 한국으로 물밀듯 흘러들어올 거라는 거죠. 아주 오래전 한국역사 속에 있던 ‘한일합방’도 일본인들이 그냥 한국땅을 점령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한국의 영적기운을 악한 기운으로 만들려는 악마족들의 술수였죠. 조그마한 한국 땅덩어리를 점령해서 일본 같이 큰 나라가 이득을 챙기려 했던 건 바로 한국인의 신령한 영혼들이었죠.”


하늘은 바닥에 쓰레기처럼 버려졌던 빈깡통을 힘차게 발로 찼다.


“이것 봐 꼬마아가씨. 지금 역사공부할 때가 아니야. 아 어떻게 이 난장판을 구할 구원검을 찾지? ”


화가 난 듯 하늘은 얼굴을 찡그리면서 아이를 바라보았다.

      

“구할 방법은 있죠.  ‘구원검’으로 악마들을 지옥으로 보내는 방법 밖에 없어요.”


“구원검을 너도 아니?”


“네. 도벳 연구소가 수면계에 들어갈 수면 DNA지도를 만들었어요."


"그 구원검으로 수면 DNA지도를 찢어내야 해요 그러나 그러려면 희생의 피가 있어야 돼요"


“점점 모를 소리만 하는구나”


“희생의 피는 도벳수면연구소의 실험용인 나 같은 아이들에게는 흐르지 않는 피죠.”


“그럼 그 피는 도대체 누구에게 있어?”


“바로 당신.”


순간, 하늘의 시야에서는 아이들이 사라지고 엄청난 위용을 자랑하는 칠 두 마룡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계속)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