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한 마음]

Life #part20

by kossam


무언가 열심히 하다가
갑자기 멍하니
생각도 마음도 멈추고는

내가 지금 뭐하는 걸까
할 때가 있다

늘 하던 일을
같은 자리에서
똑같이 하고 있었을 뿐인데

무언가에 한 대 얻어 맞은 듯
그렇게 모든 게 허무해지는
그럴 때가 있다

늘 먼저 마음 쓰고 챙기다가도
그저 스치는 한마디에
사랑하는 사람들이
갑자기 남처럼 느껴질 때

고작 반나절 쉬었을 뿐인데
할 일은 산더미 같이 쌓이고
갑자기 몸까지 아파 서글퍼질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생각해보니 밥때도 놓친 채
어느새 하루 끝에 서 있는 그런 날

내가 대체 무엇을 위해
이리도 열심히 살고 있는지
문득 궁금해질 때가 있다

그냥 그럴 때가 있다

그럴 땐 왜냐고 묻지 말고
그 멍한 마음
안쓰럽다 수고했다
꼭 한번 안아주길
그리곤
잠시 쉬어도 괜찮다고
말해줬으면
그랬으면


※CBS 음악 FM '허윤희의 밤과 음악사이'에

소개됐던 글이다

바쁜 하루 끝 멍한 밤엔 같이 웃어주고 같이 울어주는 친구처럼

가끔은 라디오가 위로가 되기도 한다




글, 사진: kossam



※안면도 기지포 해수욕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