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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ssam Sep 15. 2015

[선물]

성장통 #part12


십 년 같은 하루가 지났다

그래도 잘 버텨왔는데

오늘은 좀 쉽지 않았다


포기하고 주저 않고 싶었지만

그럴 수도 없었다

나는... 엄마니까...


천근만근 지친 

기대고 앉은 늦은 밤


슬며시 들어와

"엄마 꺼야~~" 한다

엄마일이 끝나기를 얼마나 기다렸을까...

"맥주  안주하라고..."

하며 내민 선물

편지 한 장과 허니버터땅콩 한 봉지다

"엄마 술 마시지 말라더니?"

"히히~~"

"오늘만 먹자 그럼~"

"나도 하나 줘봐~"


세상이 미워 원망만 했던 오늘...

나는 아직도 이아이 앞에 부끄러운 엄마다

미안하고 미안해서 가슴이 저려온다

그리고는 눈물이 쏟아질까 봐

한번 꼭 안아주고 엉덩이 떠다밀며

"늦었어 어서 자~~"



세상에서 제일 멋진 선물을 받은 오늘

푹 자고 일어나면

내일 아침엔 해가  쨍하고 떠오르길...


       ※요즘은 좀 뜸해졌지만 늘 내게 힘이 되었던 녀석의 편지들

                               




[엄마가 된다]


따스한 별빛이

속삭이는 너의 눈동자를

파란 햇살이

반짝이는 너의 미소를


너의 눈물이 별처럼 빛나고

너의 미소가 햇살처럼 쏟아져


네가 내게 온 날부터

시작된 작은 사랑


꽃빛 바람이

곱고 여린 너의 두 볼

떨리던 이슬이

조잘대는 너의 입술을


너의 마음이 발그레 불어오고

너의 목소리가 가만히 다가와


첫눈에 반하여

끝나지 않을 사랑


하루하루

마음이 쌓여 엄마가 된다


풀내음 흰구름이

작고 예쁜 너의 두 손을

고요한 소낙비가

사랑스러운 너의 머리카락을


너의 두 손에 풀빛 꿈 가득 담고

너의 향기는 한올 한올 흘러 넘쳐


하늘이 내려준

선물 같은 그 사랑


노을 진 바다가

담대한 너의 심장을

하늘빛 함박눈이

소복한 너의 마음을


너의 용기가 파도에 밀려오고

너의 사랑이 겨울마저 감싸 안아


언제까지나 너의 곁에 머물기를

간절하고 진한 사랑


네가 부르는 소리에 멈추어

나는 그렇게 엄마가 된다


붙잡을 수 없는

시간 앞에 무릎 꿇고


내게 온 너를 위해


오늘도 두 손 모아

너의 행복을 빈다


글, 사진: kossam


※지치고 힘들었던 어느 날, 도망가지 않고 사진을 찍게 해 준 파랑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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