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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ssam Oct 08. 2015

[시간을 붙잡다]

성장통 #part27


[시간을 붙잡다]



너를 만난 계절

돌아오면


마음이 먼저

노랑 빨강으로 물들어

어디로든 떠나고 싶어져


햇살은 따사롭고

하늘은 높푸르고

선선한 바람마저 고마운

아름다운 시월


오늘은 너와 함께

가벼운 점퍼 하나

허리에 질끈 매고

그렇게 걷고 싶어


햇살에 반짝이는

네 눈동자가

오늘은 유난히도 예뻐

눈물이 왈칵


소담스레 웃어주니

고단함은 바람 타고

낙엽따라 걷는 우리

추억한줌 고이 담아


살며시 잡은 작은 손

너의 행복한 순간을

그리움으로 간직될

그 애틋한 시간을


너와 함께라면 어디든

걷고 또 걸어가리


나는 시간을 붙잡다


너를 만난 이 계절을

눈부신 오늘을

가슴에 담는다






녀석이 6학년이었던 그해 가을

다시 오지 않을 그 시간이 아쉬워

나는 싫다는 녀석을 이리저리 끌고 다녔다

셔터를 눌러대는 엄마의 마음을

녀석은 이다음에 6학년 엄마가 되어보면 알 테지

떼를 쓰듯 억지를 쓰듯

나는 사진을 남겼다

그 해 가을 사진 속의 녀석의 미소는

나의 가장 효과 빠른 우울증 치료제이며

방전되었을 때 충전시켜줄 에너지 음료가 되었다

딸바보면 어떤가

세상에 하나뿐인 내 분신인 것을

그래서 나는 내가 시간을 붙잡으려 했던 것을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과거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또 살아가기 위함이니

내일 또 나는 행복할 것이다


녀석을 만난 계절

엄마 생일 하루 전에 세상을 만나

늘 함께 축복을 받고 살아온 내 아이

태명마저 '가을이' 있던 이 녀석과 함께

나는 2015년 가을의 한 복판에

다시 또 작고 예쁜 추억을 만들 것이다



이제는 중학생이 되어

곁을 주지 않는 녀석과 내가 만들

또 다른 모습의 가을을 기대하며




가을아, 엄마랑 가을놀이 한 판 할까






글, 사진: kossam


성장통 #part21[역마살과 여행의지]



2013년 가을이의 가을놀이

※잠실 야구장 건너편 아시아 공원
※예술의 전당 ㅡ Picasso를 만나다


※창경궁



※집앞 오솔길


※성남 갈현동 어느 커피숍 뒤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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