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part25
더위에 지쳐
바닥에 가라앉을 듯한 오후
땅의 열기에 휩싸여
발끝부터 짜증섞인 걸음걸이
더운 숨 한 번쉬고
오르막을 밀어내는
힘에 겨운 첫 바퀴가
너무도 무겁다
누가 억지로 시킨냥
입을 꾹 다물고
그저 페달만 재촉하며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나
한참이나 지났을까
어디선가 선선한 바람 한 줄에
등줄기 흐르던 땀이 느껴진다
문득 고개를 드니
반짝이는 강도 보이고
저 멀리 산을 감싸는 노을도 보인다
그토록 기승을 부리던 여름도
터널 끝 찬 바람에
수긍하듯 고개를 숙인다
가을이 오고 있음이다
가는 것도 잡을 수 없고
오는 것도 막을 수 없는
돌고 도는 자연의 섭리에
늘 처음인듯
나는 울고 웃는다
가는 것이 서럽고
오는 것이 반가워서
이별도 만남도
그렇게 흘러가는 것을
얼굴로
머리카락으로
가슴으로 스며드는
바람에 마음을 맡기고
다시 힘차게 페달을 밟는다
나는 이제
내가 어디로 가는지 안다
늘 곁을 지켜주는
온전한 내 사람과 함께
가을을 마중하러 간다
[더이상 슬프고 외롭지 않은
여름과 가을의 중간쯤에서]
※다산길 1코스
자전거로 팔당역에서 능내역까지
글: kossam, 사진: 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