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고 있지?

그래야지!

by 샬롯

내가 나이를 먹는 만큼 주변인들도 마찬가지라는 당연한 사실, 알면서도 낯설 때가 있다.


핑크 원피스를 입고 "이모~" 하면서 안기던 여자 조카는, 이제 사춘기 특유의 언어로 틱틱거리기 시작했고 시니컬해졌다.


취학 전 이미 어마어마한 독서량 때문인지 조카의 언어구사력은 수많은 에피소드를 양산했다.

"이모, 부러우면 지는 거야."

"이모, 남 뒷담을 하면 안 되는 거야."

"이모, 남들 신경을 왜 써?"


13살이라기엔 조숙한 사춘기, 말을 이쁘게 안 할 때도 있지만 난 무조건 이뻐 죽는 이모-조카 사이가 되었다.


동생집 근처로 교회를 다니는 나는, 신앙보다 일주일에 한 번 조카들 보는 재미로 간다는 걸 이미 눈치챘을 것이다.

가족 예배 주간에는 성인부와 아동부가 같이 앉을 수 있는데 내가 너무 좋아라 하면,

"이모가 가족은 아니잖아." (헐!)



나이가 든다는 건 거울 볼 때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주변인들도 같이 나이 들면서 변화하는 과정을 보는 것이다.


이 아이가 내년엔 중학생이 되고, 삼 년 뒤엔 고등학생이 되고 또 삼 년 후엔 성인이 되겠지...


사랑하는 조카의 성장과정을 지켜보는 것, 언제나 함께 하고픈 소망도 결코 소박하지 않은 일상의 감사함이다.


작가든, 연기자든 경지에 오른 사람들이(대부분 20년 이상 경력 내공자) 왜 잘 살아가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는지 알 것만 같다.


일상을 잘 살아내는 것, 인간답게 살고 있는지 항상 뒤돌아보는 것,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프지 않고 잘 지내는 것 자체가 얼마나 감사한지 아는 것, 그것이 일이나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