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168일 차

잠. 피곤. 만남.

by 백윤호

피곤이 겹친다. 하루 무리가 꽤 오래 여파를 남긴다.

막상 잠을 자려고 하면 시간이 아깝다. 이 시간에 다른 걸 할 수 있으니. 낮 시간. 날씨가 좋은 날은 더더욱 그러하다. 잠을 포기한 댓가는 처절하다. 매일이 피곤 투성이다. 그래도 후회하진 않는다. 나로서는 큰 취재를 하나 해낸 셈이니까.

머리를 바꿨다. 첫 도전이다. 호주에서 해보고 싶은 것 중 하나다. 염색을 한다는 것은 고려해보지 않았다. 내 머리 색에 불만이 없었으니까. 그래도 파마는 처음이다. 머리에 이것저것 뿌리는 느낌은 설렘 반, 두려움 반이다. 차디 찬 약품이 머리 곳곳에 스며든다. 가만히 기다리는 시간은 두근거림과 두려움의 시간이다.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알 수 없으니까. 그리고 꽤 괜찮은 듯 하다.

머미를 하니 인상이 좀 더 부드러워졌다고 한다. 첫 인상이 세고 안 좋은 나로서는 잘 된 일인 듯 하다. 물론 첫 인상이 강하면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유리할 수 있지만. 뭐. 일상적인 생활에서는 유한 첫 인상이 좋겠지.

내일은 이곳에서 본 두 번째 인연을 보려 한다. 이번에도 페친이 겹쳤고 비슷한 길을 걷는 사람이다. 개인적으로도 궁금한 것이 생겼고. 이래저래 피곤은 당분가 가시지 않을 것 같다. 기분 좋은 피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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