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일을 하고 쉰다. 스케줄이 그렇게 맞춰진 탓인데 꿀같은 휴일이다. 근 한 달만에 육체 노동을 했다.그 후유증은 바로 아침에 나타난다. 온몸이 쑤신다. 그때 울리는 전화. 친구다.
'일어났냐?'
지난 밤, 10시 반까지 만나자고 했던 약속이 생각난다. 시계를 보니 10시. 늦었다. 분명 느낌이 쎄하다고 했는데... 역시나.
'지금 일어났다. 씻고 간다.'
대충 샤워를 하고 부리나케 나선다. 이제는 익은 거리. 시티까지 가는 버스도 탈 줄 안다. 2시간 걸려 도착하던 rhodes를 1시간 만에. 대단히 빨라졌다.
친구의 타박에 사과를 하고 점심을 먹기 위해 나섰다. 오늘은 바베큐 데이다. 3월 3일이 삼겹살 데이라는 이유로 고기를 구워 먹기로 했다. 호주는 고기가 정말 다양하다. 가격도 비싸지 않다. 문제는 우리 주머니. 서로 주머니를 털어보니 60불. 여기에 맞추기로 한다.
coles 안을 두리번 거리지만 맘에 드는 고기가 없다. rhodes의 좋은 점은 큰 한인마트가 있다는 것. 몇 블럭 걸으니 창고가 보인다. 우리가 구입한 고기는 꽃등심, 꽃살, 우설. 이것저것 필요한 것을 사니 60불도 채 안된다.
저번에도 말했지만 호주는 바베큐 하기에 좋다. 시설이 완비돼 있기 때문.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여기는 올리브 오일 많이 쓰더라. 자주 먹다보니 입맛이 바뀌었어."
꽃등심과 꽃살은 역시 맛있었다. 고기 자체가 꽤 좋은 품질. 그런데 최고의 맛은 우설에 있었다. 소의 혀부위인데 생각보다 더 맛있다. 육질이 쫄깃하고 씹는 맛이 일품. 살짝 갈릭을 뿌려 먹으니 고소함이 배가 된다.
정신없이 밥을 먹고 커피와 함께 담소를 나눈다. 돌아가는 길에 드라마와 예능을 받기위해 잠시 PC방을 들렸다. 아직 구글 맵을 끄며 걷지 못하지만 그래도 익숙해진 거리를 걷는다. 이 거리도 점점 익겠지.
집으로 오는 길에 과자를 샀다. 호주에서 제일 잘 나간다는 과자. 맛은... 짜다. 호주 사람들은 굉장히 짜게 먹는 것 같다. 치킨도 그렇고... 첫 휴식을 잘 보낸 것 같다. 여러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 목표는 뚜렷해졌고 시간이 필요하다. 이 시간을 담담히 보낼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