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온전해졌다. 새 스케줄을 만들었다.
공허하다. 하루를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던 것이 날아가니 그러하다. 목표가 슥 사라졌다. 어느날 갑자기 그러나 알고 있었던 것처럼 시간을 얻었다. 얻은 시간은 적응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도도한 흐름은 지속되기 마련이다. 그 흐름 속에서 새로운 물살을 만들어내야 한다.
잠을 잤다. 오늘 하루는 나에게 잠을 주기로 했다. 그동안 남았던 피곤의 찌꺼기들을 씻어내기 위한 작업이다. 아무 생각없이 자고, 먹고 했다. 잠을 최대한 자려고 했다. 몸은 정직하게 신호를 보낸다.
'너는 자야돼. 자야한다고.'
잠깐 눈을 뜨다가도 이내 긴장은 사라진다. 사라진 긴장의 자리에는 피곤이 몰려든다. 눈을 뜨기가 무서울만큼 피곤은 어깨위, 허리위, 다리위에 시퍼렇게 살아있다. 한번 눈을 감고 뜰때마다 조금씩 옅어지는 듯 하다.
대충 밥을 먹고 자니 10시간을 훌쩍 넘긴다. 저녁을 간단히 먹는다. 김치볶음밥. 세어마스터가 해줬다. 집에서 음식을 해먹는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매번 사먹는 것도 지치는 마당에 잘된거지. 하루를 어떻게 짜야할지 고민한다. 최대한 움직이고 읽으려고 한다. 계획에는 없던 휴일이 3일이나 생겼으니 이 시간을 놀거나 읽거나 생각하는데 쓰려고 한다. 매번 미뤄뒀던 읽기와 쓰기는 이 때 집중적으로 해야지. 내가 갈고 닦을 것은 그것이니까.
하루종일 잠을 잤고 내일을 만들었다. 하루를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