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204

간만에 쓰고 싶어서

by 백윤호

머리 복잡할 때는 글로 쓰는게 짱짱. 어제는 집회, 오늘은 회의. 생각 좀 정리하자.


1. 집회를 갔다왔다. 자세한 소회는 어제 페북에 남겼고. 하루가 지나고 나니 뭔가 바뀐다는게 보인다. 광장의 효능감이 느껴진다. 좌우를 막론하고 대중을 혐오하는 이들이 보인다. 이해한다. 그러나 그건 술자리에서나 할 얘기. 대중을 상대로 무언가를 하려는 사람들이라면 그러진 않아야하지 않나. 혐오를 하는 상대에게 무언가를 원하는 건 좀. 아니 최소한 그럴 사람이 있나.


2. 세월호 유가족 앞을 지나갈 때 남녀 두 명이 조그마한 소리를 외치는 것이 들렸다.

"광화문으로 바꿀 수 없습니다. 이곳에서 밀고 나가야합니다."

최전방. 사람들은 충분히 밀려들었다. 그들이 어떤 행동을 하도록 부추기는 소리. 그 소리가 들릴까말까한 크기였다. 솔직히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한다고 선동이 되나. 최소한 그들이 밀고 나갔을 때 무슨 계획이 있는가. 외치는 소리에 비해 지나치는 사람들은 많았다. 흡사 대중들에게 이래라저래라 하려는 사람들의 꼬락서니를 보는 것 같다.


3. 집회는 한국적이다. 힙한 일을 하고 인증샷을 남긴다. 같이 다닌 사람이 말했다.

"예전에는 얼굴 가리는게 덕이었는데 요즘엔 그럴 것도 없고. 인증샷도 남기고."

사람들은 집회를 페스티벌처럼 즐긴다. 다른 의견을 지녔음에도 같은 목표를 위해 움직인다. 경찰차에 스티커를 붙이고 인증샷을 남기는 사람도 있다. 집회 참여가 놀이가 됐다. 마치 밥먹기 전에 사진찍는 것처럼 이곳저곳에 인증하고 있다. 재밌는 현상.


4. 사람들은 분노한다. 그런데 그것이 대통령에 대한 분노인지 현 체제에 대한 분노인지는 아직은 미지수. '재벌은 공범이다.' , '새누리당 해체하라.'라는 구호를 따라 외치더라도 정작 탄핵이후는 어찌될지. 광장의 목소리는 여러개인데 이것을 오롯히 담아 내는 건 어렵다. 개발자가 있다면 이 목소리를 하나로 게시하고 지속적인 토론이 이뤄지도록 했으면 좋을텐데. 이것이 공론화되게 많이 얘기했으면 더더욱.


5. 열일하는 당들이 많다. 이름만 들어본 당이라던가. 그들이 이렇게 나와서 이름을 높이면 좋겠다. 이들의 노력이 사람들의 관심과 당 가입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흩어져있는 사람들이 각자의 이상과 목표와 바람에 따라 시민단체로, 정당으로 조직화됐으면 좋겠다. 아니 어쩌면 사람들은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시민단체가, 정당이 그 욕구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건 아닌지.


6. 팟캐스트와 영상을 만지고 있다. 영상은 주제가 반이상이다. 주제를 잘 잡아야 어떻게 찍든 좋은 영상이 된다. 보고 싶거나 알고 싶은 사실, 우리가 막연하게 넘어가는 사실을 발굴하고 포착해야 한다. 기교는 좋은 주제를 돋보이게 해줄순 있다. 그러나 주제가 나쁘면 기교는 쓸데없는 데코레이션이다. '창렬'해지고 싶진 않다.

팟캐스트는 다른 문제다. 재밌는 실험, 비즈니스, 콘텐츠 제작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어떻게 이뤄질지 아직은 구상이지만.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건 진짜 재밌는 일.


문제는 내가 잘할 수 있는가가... 하아 결국은 내가 잘해야지.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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