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아침이 되었을 때 나는 월요일보다 오히려 더 긴장하고 있었다. 여태 한 번도 못 타던 자전거를 하루아침에 탈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월요일에 잠시 자전거를 탔었던 것은 내 착각이었을지도 모른다, 자전거를 다시 타보려고 하면 예전처럼 넘어질 거라는, 자전거를 못 타는 나 자신을 확인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수업에 갈까, 차라리 가지 말까. 잠시 갈등했다.
차라리 포기할까. 자전거 타는 것을.
아침을 챙겨 먹으며 생각했다. 갈까, 말까. 자전거 못 타던 나도 별문제 없이 살았는데 이제 자전거를 배운다고 해서 나아질 게 있을까? 그냥 이대로 살아도 괜찮은 게 아닐까?
날씨도 좋은데 자전거 교실 대신 다른 데에 갈까?
그럼에도 자전거 수업에 나간 건 한 가지 이유 때문이다.
어제 잠시였지만 자전거를 타고 트랙을 달리던 그 짜릿함이 떠올라서다. 정말 내가 자전거를 탔었던 것인지 믿어지지 않아서다. 길지 않은 인생이다. 자전거를 탈 수 있었을까, 아니었을까 의심하며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을 입증할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수업에 나가 다시 타보면 될일.
수업이 시작되자 어제와 다름없이 모두 줄을 섰다. 짧은 거리를 중심잡기 연습하며 달려본다. 실력은 어제보다 나아졌지만 끝까지 두 발을 떼고 굴리지는 못했다. 그렇게 몇 번을 중심잡기 하다 보니 어느새 발이 페달에 올라간다.
“굴리고 가. 여기서 있지 말고. 트랙으로 가서 연습해.”
나는 마음의 준비가 안 되었는데 강사님은 냉정하게 나를 밀어내신다.
“아직 무서운데요.”
대답할 새도 없이 트랙에 합류했다. 줄을 서서 어제처럼 트랙 위를 달린다. 나도 모르게 발을 굴려 자전거를 타는 걸 보니 어제 트랙을 달렸던 것은 꿈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이젠 선택의 여지가 없다. 다른 자전거와 부딪히지 않으려면 트랙 위를 계속 달리는 수밖에.
자전거가 살아있는 물건처럼 느껴졌다. 타고 있는 내 맘은 상관없이 자전거 맘대로 흔들린다. 넘어질까 봐 페달을 밟고 핸들을 흔들지만 자꾸 한쪽으로 기운다. 내 생각을 읽는 것처럼, 내 의지와는 다른 쪽으로만 움직인다. 자전거를 탄다기보다 말 안 듣는 말을 타고 달리는 기분이다. 온몸에 힘을 주고 타다 보니 온몸이 아프다. 어깨도 쑤시고 허리와 다리는 쑤실 지경이다. 나에게 가장 힘든 순간은 멈췄던 자전거를 다시 시작할 때였다. 페달에 발을 굴러 시작해도 속도가 얼른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운이 없어서 그래. 앞으로는 계단을 많이 다니도록. 그래야 힘이 붙지.”
강사님의 말씀에 이를 악물고 페달을 밟았다. 그렇게 밟아서야 겨우 속도가 붙는다.
한 시간을 연습하고 잠시 쉬는 시간이다. 우리는 언제나처럼 강사님 주위에 모여 이야기 꽃을 피웠다. 새로 자전거를 배우는 학생들 답게 자전거의 종류, 특징, 가격을 묻고 강사님들이 설명해주는 시간이었다. 강사님들은 수업이 다 끝나더라도 자전거 모임에 가입해서 계속 타보라고 권유하셨다.
“접이식 전기 자전거를 타도 될까요?”
페달 밟는데 지친 내가 여쭤보자 강사님들은 웃음을 터뜨리셨다.
“그러려면 차라리 오토바이를 타지. 자전거 수업은 왜 들어?”
하긴 다리에 힘이 없는 내가 문제인 거다. 숨이 턱까지 차올라 죽을 것처럼 힘든 내 상황을 매일 자전거를 타시는 강사님이 알 리가 없다.
잠시 휴식이 지나고 다시 한 시간 자전거 수업이 시작되었다. 아까처럼 트랙을 타고 또 타는데 이번에는 ‘코너링’을 해야 한단다.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그러나 가르쳐 주시는 대로 속도를 줄이고 왼쪽으로 몸을 기울여 코너를 돌아본다.
그건 그렇고 내가 자전거를 탈 수 있음은 확신할 수 있었다. 비록 앞으로 달리기에만 급급했다고 해도 안장 위에 타고 앞으로 가기 시작했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닐까 싶다. 자신감이 붙은 탓인지 코너 돌기도 곧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직은 낯선, 다소 거친 야생마 같은 녀석이지만 자꾸 연습하다 보면 사근사근 친근한 자전거 친구를 사귈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