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배우기

마지막 수업: 자전거는 체력이다

by 영인

마지막 날이다.

모이자마자 모두 트랙을 돌았다. 몸이 풀릴 때까지 트랙을 10 바퀴 정도 돌고 모두 강사님을 따라 자전거 도로에 나간다. 삼십여 명이 같은 형광색 조끼를 입고 줄지어 달리니 눈에 띄는지 지나가는 분들이 자꾸 바라본다. 이 정도 되면 그 시선에서 자유로울 때도 됐는데 예민해진 탓인지 나도 신경이 분산된다. 어제보다는 컨디션이 좋다. 아침식사도 든든히 했고 자전거 타기 전에 ‘자전거 속옷’도 입었고 장갑과 고글까지 다 챙겼다. 그뿐이 아니다. 이번에는 친구가 준 근육통 약을 바르고 나왔다. 나름 모든 장비를 장착하고 있어서 어제 힘겹게 올랐던 언덕도 쉽게 올랐다. 어제 멈춰서 다른 분들을 기다렸던 곳은 한참 더 지나 이번에는 끝까지 달릴 수 있었다. 돌아오는 길도 어렵지 않았다.

매일 모여 자전거를 배우던 곳으로 돌아와 보니 새삼 감회가 새롭다.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발이 땅에서 떨어지면 두려움에 떨었던 내가 자전거를 타고 왔다는 사실에 감동한다. 오늘은 여유가 생겼는지 나도 모르게 핸들 잡던 손으로 흐트러진 머리를 쓸어 넘기다 놀라기도 했고 페달을 슬쩍 고쳐 밟아보기도 했다. 아직은 아슬아슬, 휘청 휘청이지만 두 바퀴가 굴러가는 동안 허공에 앉아 누리는 즐거움을 배웠다. 마지막 수업을 아쉬워하며 다들 인사를 나누었다. 아쉽지만 뭔가를 얻은 기분이다. 서툰 우리를 다독이며 가르쳐 주신 강사님들께도 감사드린다.



가슴 뻐근한 감동을 담아 친구에게 카톡을 보냈다.

-나 라이딩 다 했어. 어제 올라갔던 언덕이 오늘 다시 가보니까 아무것도 아니더라.

-수업 8번 다 마친 거야?

- 응!

-고생 많았네. 자전거의 세계로 들어온 걸 환영해.

집으로 돌아가는 내 눈앞에 어떤 분이 쓱 지나가셨다. 순간 감탄이 쏟아진다. 나이 지긋한 남성분이 외발 자전거를 타고 계신 탓이다. 안장 위에 앉았다 섰다 하며 중심을 잡는다. 구경하는 내 손에 땀이 날 지경이다. 그러고 보면 자전거라는 물건은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지표 같다. 19세기 초에 독일에는 카를 폰 드라이스 남작(Baron Karl von Drais)이 있었다. '자전거의 아버지'로 불리는 드라이스 남작은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임학, 수학, 물리학 등을 공부하고 후에 독일제국의 일부가 된 바덴 대공국의 산림청 책임자로 일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맡은 광활한 산림을 시찰하느라 숲과 언덕을 터벅거리며 힘들게 돌아다녀야 했다. 관할지에서 타고 다닐 교통수단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드라이스는 1813년 사람의 힘으로 가는 수동식 탈것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의 첫 번째 발명품은 성공하지 못했다. 그래도 드라이스는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탈것을 만드는 데 몰두해 마침내 1817년 '빨리 걷는 기계'를 만들었다. 이 기계는 마차 바퀴를 작게 만든 다음 두 바퀴를 목재로 연결하고, 그 위에 올라타서 걷거나 뛰는 것처럼 발로 땅을 번갈아 차면서 앞으로 나가도록 한 것이었다. 프랑스의 셀레 리페르와 다른 점은 앞바퀴에 방향을 바꿀 수 있는 핸들을 달았다는 것이다. 드라이스가 만든 기계는 그의 이름을 따서 '드라이지네(Draisine)'라고 부르기도 하고 '빠른 발'이라는 뜻의 '벨로시 페드(Velocipede)'라고도 불렀다. 드라이지네는 차체가 자전거를 타는 사람의 무게를 지탱해주어서 걷는 것보다 속도가 훨씬 빨랐다. 게다가 핸들이 달려 있으니 숲이나 나무 사이를 이리저리 다니기에도 아주 좋았다.

[네이버 지식백과] 자전거의 역사 - 자전거, 인류의 발이 되다 (재미있는 자전거 이야기, 2013. 1. 20., 장종수)


자전거에 페달을 장착한 사람은 1839년 스코틀랜드의 대장장이 커크패트릭 맥밀런(Kirkpatrick Macmillan)이었다. 그는 발로 땅을 차지 않고 라이더가 차체 위에서 균형을 잡고 달릴 수 있는 자전거를 개발했는데 뒷바퀴 허브에 크랭크(Crank)를 달아 이것을 돌리는 방식으로 자전거가 굴러가게 했다. 크랭크는 다리의 수직운동을 회전운동으로 바꿔서 전달하는 장치다. 맥밀런은 철제로 된 자전거인 호비 호스(Hobby-Horse)를 수리하다가 이런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운이 없었다. 맥밀런은 자신이 만든 자전거를 시험하기 위해 누이가 살고 있는 집까지 왕복 225km에 달하는 거리를 달리다가 어린아이를 치는 바람에 법정에 소환돼 벌금을 물었다. 그는 이 일 때문에 상심해 더 이상 새로운 자전거를 개발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발명은 자전거 역사에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스스로 균형을 잡고 달릴 수 있는 최초의 자전거였기 때문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자전거의 역사 - 자전거, 인류의 발이 되다 (재미있는 자전거 이야기, 2013. 1. 20., 장종수)


처음에는 빨리 달리던 탈것으로 발명된 자전거가 어느새 달리기 대회에 사용되는 스포츠의 도구로 , 외발 자전거와 같은 ‘재미’의 도구로 변화했다. 단순히 중심 잡기의 도구를 넘어서 외발 자전거라도 안장을 길게 높여 짜릿함을 준다. 스포츠의 영역을 훨씬 넘어선 자전거는 더 큰 즐거움과 짜릿한 만족감을 주는 탈것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인간의 삶은 점점 더 발전되고 변화하고 풍부해진다. 덕분에 우리는 과거에 상상하지 못했던 것들을 즐기고 누리고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자전거를 못 타던 내가 탈 줄 알게 되었으니 앞으로 자전거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는 내가 하는 데 달려 있다. 탈것으로만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더 큰 의미의 탈것으로 이용하게 될 것인지를 앞으로 자전거와 함께 하며 결정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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