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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영인 Dec 15. 2019

또, 크리스마스

스테이크

남편은 빙그레 웃어 보였다. 레스토랑은 크리스마스 캐럴에 섞여 사람들이 내는 소음으로 가득 차 있었고 공기는 따뜻했다. 성은정은 두꺼운 겉옷을 벗고 자리에 앉았다. 서늘함에 순간 한기가 흘러들었다. 옷장에서  꺼낸 원피스 한 겨울 크리스마스에 입을 옷 치고는 지나치게 얇은 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 남편과의 저녁 약속까지 겨우 두 시간 밖에 안 남았으며 오늘 이 원피스를 입지 않는다면 앞으로 적어도 일 년 동안은 옷장 안에 처박혀 있을 거라는 사실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가을 원피스였지만 진한 와인색, 벨벳 재질이었다. 아주 기본적인 디자인이라 유행도 타지 않는다. 돌아가신 엄마가 입던 옷이었지만 지금 입어도 촌스럽지 않은, 오히려 고급스러운 옷, 크리스마스에 최적화된 원피스였다.

“그 옷은 처음 보는데. 새로 산 거야?”

겉옷을 벗고 의자에 앉았을 때 남편이 말했다. 그는 현란한 것을 보는 얼굴로 은정을 바라보았다.

“아니, 엄마가 주신 원피스야. 고등학생일 때는 자주 입었는데....”

“장모님이 주셨어? 새 옷 같은데. 당신 고등학생 때 입던 옷을 지금도 입을 수 있나?”

“엄마가 특별히 아끼시던 옷이었거든. 고등학생 때는 지금보다 통통했는데 꽉 끼는 걸 참고도 입었던 기억이 나. 내가 제일 좋아하는 색깔이니까.”

“그랬구나. 예쁜데. 자주 입지 그랬어? 잘 어울리는걸.”

남편의 말에 은정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자주 입을 것을 그랬지. 하는 표정으로.

음식이 나왔다. 남편 앞에는 스테이크, 은정의 앞에는 치킨 샐러드가 놓였다.   나이프로 스테이크를 썰던 남편이 그중 몇 점을 그녀의 접시에 옮겨 담아준다.  피가 질금 질금 흐르는 '레어' 스테이크 조각을 보자 은정은  질색을 했다.   남편이 막 담아준 스테이크 조각을  남편의 접시에 다시 담아주었다.  

"난 덕 익은 고기는 딱 질색이야."

“십년이나 함께 산 남편이  아직도 그걸 몰랐다니,  미안한걸.  그러고 보니 우리 결혼한지 벌써 십 년이나 됐어. 시간이 참 빠르지?”

지난 십 년 동안 그들은 아들 준혁을 낳았고 이사를 했고 남편은 사업을 시작했다. 가끔은 함께 여행을 갔고 영화를 보고 이렇게 외식을 했다.

“그러게. 준혁이가 벌써 여덟 살이라니.”

그녀도 남편을 따라 웃었다. 그의 미소를 바라볼 때면 마음이 편해진다. 남편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도 그는 편안한 존재였다. 은정이 화를 내도, 까칠하게 굴어도, 깊은 우울 안에 갇혀 있을 때도 한결같이 곁에 있어준 사람이다.

“여보, 고마워요.”

“고맙긴, 내가 오히려 고맙지. 지난 시간 동안 내 곁에 있어주고 아이를 낳아주고 아내가 되어 주었잖아. 이렇게 포근한 가정을 이루어 줘서 고마워.”

남편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칭찬인 것은 그녀도 안다. 그는 기분이 좋을 때만  술을 마시는데  오늘은  맥주를 주문했다.

“당신은? 한 잔 마실래?”

“나는 와인으로 한잔할게.”

너무 익힌 고기를 싫어하는 남편은 덜 익어 아직 핏기가 가시지 않은 스테이크를 맛보더니  세상 모든 것을 가진 것 같은 표정으로 빙긋 웃었다.



“은정이? 너, 은정이니?”

고개를 돌렸을 때 언뜻 가느다란 손목을 보았다. 희고 부드러운 여자의 손목, 호리호리한 모습과 마주치자 순간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민성이......?”

“응! 그래, 나 민성이.”

설마 했던 은정의 얼굴이 어색하게 웃었다. 날씬하고 키 큰 여성이 은정의 어깨를 가볍게 끌어안더니 그녀 옆 의자에 사뿐히 앉았다.

“널 여기서 이렇게 만나다니. 하긴 언젠가는 다시 마주칠 거라고 생각은 했었지만.”

“너 고등학교 때랑 똑같다. 하나도 안 변했어.”

“너도 똑같아. 그 원피스도 고등학교 때 입었던 옷이랑 똑같고. 그래서 내가 얼른 알아봤는지도 모르겠어. 시간을 뚫고 갑자기 네가 나타난 것 같았거든.”

“이 원피스가 고등학생일 때 입었던 옷 맞아.  같은 옷이야.”

은정의 대답에 민성이 속삭이듯 웃었다. 그 웃음소리조차도 변하지 않았다. 희고 갸름한 얼굴, 냉정한 표정도.

“누구? 당신 친구?”

들고 있던 맥주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은 남편이 은정을 향해 물었을 때는 그렇지 않아도 쿵 떨어진 가슴이 얼어붙는 느낌이 들었다. 입이 떨어지지 않는 은정 대신 민성이 대답했다.

“안녕하세요? 저 은정이 고등학교 때 친구예요. 1학년 때랑 3학년 때 같은 반이었고요, 3 학년 때는 내내 은정이 바로 뒷자리에 앉았어요. 박 민성이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성 정 씨 남편입니다. 하하하.”

남편은 자리에서 일어나 민성에게 인사했다. 사업을 시작하고 나서는 더 부드러워진 웃음소리가 기분 좋게 울려 퍼졌다.

“너, 결혼했니?”

민성이 은정에게 물었다. 뭐랄까, 이죽거리는 느낌은 없다. 은정이 결혼했다는 사실에 진심으로 놀란 사람처럼 그녀는 확인하듯 은정을 응시했다.

“응. 결혼했어. 우리 남편, 좋은 사람이야.”

“민성 씨, 함께 오신 남성분은... 남편이신가요?”

남편의 말에 그제서야 민성 등 뒤의 남자와 은정의 눈이 마주쳤다. 키 크고 잘 생긴 남자가 서 있었다.

“남편은 아니에요. 남자친구예요. 우리 서로 애쓰고 있는 중이죠. 결혼이라는 걸 해볼까 생각하고 있기도 하고요.”

은정을 빤히 바라보던 민성이 남편의 질문에 문득 정신이 든 얼굴로 대답했다. 말 끝에 은정을 흘낏 바라본다.

“결혼 좋죠. 혼자서 해결해야 할 모든 문제를 두 사람이 함께 해결해 나가고 아이도 생기고 가정이라는 게 생기니까요. 안정감이 생긴다고나 할까. 든든한 아군이 생긴다고 해야 할까. 이렇게 뵌 것도 운명인데 식사 함께 하시겠습니까?”

남편의 말에 은정이 손을 내저었지만 소용이 없다. 민성이 앉은 자리 맞은편에 민성과 동행이던 남자까지 앉고 말았다. 그들은 음식에 술까지 주문했고  음식은 곧 나왔다. 민성은 잘 익은 스테이크를 한 입 베어 물더니 두 조각을 은정의 접시에 덜어주었다.

“먹어. 잘 익어서 비린내 안 난다. 샐러드도 좀 먹을래? 이 레스토랑은 샐러드드레싱에 유자청을 넣어. 스테이크도 굽기 전에 한국식 불고기 양념으로 재워두기 때문에 단맛이나 짠맛이 적어서 네 입맛에 맞을 거야.”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네.”

고등학생 때도 그랬다. 민성은 매력이 넘쳤다. 친구들을 몰고 다니는 주인공이었다. 어딘지 함부로 할 수 없는 위엄이랄까, 카리스마가 있었다. 은정보다 십 센티나 큰키에 성적은 상위권. 스트레스에 찌들어 있던 고등학생임에도 숨길 수 없는 미모를 가진,  노래도 잘 부르던 친구였다.

“아무렇지 않을 리가 있어? 너를 다시 만났는데. 성은정.    학교 졸업하고 나서 너를 얼마나 찾아 헤맸는 줄 알아? 우리 평생 친하게 지내기로 약속했었잖아. 네가 배신하지 않았더라면 지금도 잘 지내고 있었을 거야. 안 그래?”

민성의 말에 은정의 남편이 놀랍다는 듯 은정을 돌아보았다. 결혼하고 십 년 만에 처음이었다. 유난히 말이 없는, 수줍음이 많은 아내는 학교 때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는 한 적이 없었다.

“은정이가 배신을요? 그럴 리가요.”

“배신했어요. 그때, 크리스마스였나? 맞지?   크리스 마스 다음날 부터  저를 모르는척 하더라고요.   말도 안하고  아는척도 않고,  내내  바로 뒷자리에  앉아있었는데도  저를  투명인간 취급 했어요."

"설마요.  제 아내가  그럴 사람이 아닌데.   두 분이 크게 다투셨나요?"

"다투긴요.  우리 사이가 너무 좋았죠.   크리스마스 저녁까지도  같이 집까지 걸어갔던걸요.   그날은 지금도  똑똑히 기억나요.  눈이 많이 내리던 날이었는데  은정이는  이 원피스를 입고 있었어요.   맞지?"

“그때가 언제 적인데. 십칠 년 전이야. 벌써.”

은정이 잘라내듯 말하자 순간 침묵이 흘렀다.

“ 십칠 년이나 지났네, 그러고 보니.”

탄식이라도 하듯 민성이 대답했다. 와르르 뭔가가 무너지는 것처럼 쓸쓸한 표정이 스쳐갔다.

“두 사람이 열여섯 살 때였겠네요. 그때 제 아내는 어땠습니까? 예뻤나요? 지금처럼요?”

은정의 남편이 끼어들었다.

“네, 예쁘고 새침하고 그랬죠. 웃음도 많았고, 꿈도 많았고 인기도 많았어요. 동네 남학생들 다 홀릴 정도로.”

민성의 말에 은정의 남편은 기분 좋은 얼굴이었다.

“제가 그놈들을 다 이겼네요. 은정이가 이젠 제 사람이 되었으니 그때 은정이 좋아하던 남학생들은 제가 얼마나 부럽겠습니까? 하하하.”

“축하드립니다.”

민성과 함께 온 남자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결혼을 하고 나서 두어 가지, 깨달은 것이 있었다. 결혼이라는 것을 해도 어쩔 수 없는. 예방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는 사실을. 결혼을 해도  가슴 속  외로움은 가시지 않았고  남편에 대한  사랑이 샘솟지도 않았다.   그건  민정의 잘못도 있었다.  처음부터 사랑이 많아 한 결혼이 아니었다.   그녀가  결혼을 결심한 것이  '안정감'을  원했기 때문이니까.   남편은 안정적인 사람이었다. 만나자마자 결혼을 졸랐고 결혼을 하자 곧 가정적인 남자로 변신했다. 허튼짓이 뭔지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입만 열면 가정, 가족, 우리 마누라밖에 모르는 남자였다.

“혹시 제 아내가 좋아하던 사람이라도 있었습니까? 첫사랑이 누굴까? 항상 궁금했거든요.”

은정의 남편이 물었을 때 테이블 위에는 기묘한 긴장이 감돌았다. 민성은 은정을 응시하다 알 수 없는 미소를 머금었고 은정의 얼굴은 납덩이가 되었다.

“첫사랑 같은 거 없어요. 그때가 언젠데. 십칠 년이나 지난 일이고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는데.”

은정이 겨우 입을 열었다. 목이 잠겼는지 목소리를 쥐어짜듯 했다.

“너, 정말 잊었니?  첫사랑인데도?   난 좀 달라. 첫사랑은 지금도 기억하거든. 기억뿐이니? 단 하루도 잊은 적이 없어. 심지어 결혼도 할 엄두가 안 나더라고. 내 마음에 다른 사람을 품고 있으면서 어떤 남자의 아내가 될 자신이 없었거든.”

민성의 말에 발끈한 것은 민성과 함께 온 남자였다.

“너하고 결혼할 사람은 평생 네 마음속 첫사랑과 경쟁해야 하겠구나”

하며 비아냥 거렸는데  음식에는 입도 대지 않고 내내 술만 마셨는지   혀가 풀려있었다.    그러나 민성은 그 남자는 안중에 없는 사람처럼 중얼거렸다.

“그런데 이제 보니 내가 바보였나, 다른 사람들은 편리하게 살고 있는데 싶기도 하고. 정말 나도 결혼을 해야 할까 봐.”

“안되겠네요. 아까부터 술만 마시는 게 걸리더니. 저하고 같이 잠깐 바람 쐬고 옵시다. 고등학교 동창생들끼리 밀린 회포 푸시는 동안에요.”

은정의 남편이 그 남자를 데리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순간  은성의 가슴에는  복잡한 감정이 들끓어 올랐다.  민성과 둘 만 남고 싶지 않은 기분과 잠시라도 마주 앉아 있고 싶은 마음이  한꺼번에   뒤섞였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깨물고  레스토랑을  나가는 두 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레스토랑 문이 열릴 때 흩날리던 눈송이가 날려 들었다.

테이블에는 은정과 민성만 남았다. 음식은 식었고 술도 거의 떨어졌다.   두 사람은 무거운 침묵 안에서 한동안 앉아만 있었다. 침묵을 깬 것은 민성이었다.

“유치하게 만났네, 우리. 널 다시 만나면 어떨까 상상했던 적이 있었는데... 최악이네.”

짜증스러운 듯, 허탈하게 내뱉더니 잔에 남은 와인을 마저 마셨다.

“오랜만에 만나서 반갑기는 해.”

은정이 겨우 입을 열었다. 마주 앉은 두 사람은 서로 다른 곳에 시선을 둔 채 또 말이 없었다.

“보고 싶기는 했니?”

민정이 불쑥 물었다. 지우고 싶었던, 지우려 애썼던 기억은 납덩이처럼 무겁게 두 사람 사이에 내려앉았다.

****

남편은 곧 돌아왔다. 그의 어깨에 눈이 조금 쌓여 있었다. 함께 나갔던 남자는 택시에 태워 집으로 보냈다고 했다.

“어? 민성 씨는?”

“갔어. 우리 결혼기념일인데 망쳐놓은 것 같다고 미안하다면서.”

“그래? 좀 더 얘기 나누지 그랬어. 전화번호는 줬지?”

“아니, 그냥 갔어. 하도 정신이 없어서 전화번호 줘야겠다는 생각도 못 했네.”

“그랬어? 아쉽겠네. 언제 또 만나게 될지 모르는데.....   하긴  이렇게 우연히 마주치기도 하는데 담에 언제든 또 만나겠지. 오늘은 참 이상한 날이네. 이상한 크리스마스야. 낯설고 추운.”

“이상한 크리스마스.... 맞네.”

“여보, 우리 나가서 조용한 곳에서 한잔할까? 저녁 식사는 정신없어서 어떻게 끝낸 줄도 모르겠어. 결혼 10주년 기념일인데 이렇게 보내기는 아쉽잖아.”

은정은 짙은 버건디 색 원피스 위에 두꺼운 겉옷을 걸쳐 입고  남편을 따라 레스토랑 밖으로 나섰다. 달이 숨은 밤에는 눈이 소복 소복 내리고 있었다. 언젠가의 크리스마스처럼. 그녀와 민성이 열여섯 살이었던 그 순간처럼.

“당신 정말 첫사랑도 없었어?”

“첫사랑이 왜 없어? 하도 옛날 일이니까 잊어버린 것뿐이지.”

십칠 년 전, 크리스마스 저녁에 은정은 민성과 학교 앞에서 만나 함께 걸었었다. 그날도 눈이 내렸고 가로등에는 눈송이가 비쳤다. 소복이 쌓인 눈을 밟으며 걷던 그녀들의 발자국은 눈 속에서 자박 자박 도장처럼 찍혔다.

“은정아, 우리 죽을 때까지 이렇게 같이 지낼 수 있을까?”

“ 당연하지. 너랑 나랑은 진짜 친구잖아.”

그 순간이었다. 민성의 입술이 은정의 입술에 와닿은 것은. 아주 짧은 순간, 차가운 겨울 공기를 뚫고 다가온 뜨거운 감정이.

“야, 너.... 미쳤어?”

은정이 민성을 밀어냈다. 머쓱해진 두 사람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땐 몰랐어. 내 감정이 어떤 것인지. 사랑이 뭔지 깨닫기에는 너무 어렸고, 무엇보다 그 감정은 사랑이 아니라 죄라고 생각했거든. 그 감정을 받아들인다면 나 자신을 용서할 수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그날 이후 나는 다시는 누구도 사랑하지  못했어. 그때 처음으로 나 자신이 무서웠으니까.”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면, 예를 들어 십 년 하고도 칠 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후에야 ‘그때 나는 사랑했구나.’라고 깨닫게 된다면, 자주 그 순간을 떠올리고 그 사람이 잘 지내고 있을까 궁금해하고,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더라도 그 사람이 행복하기를 바라게 된다면.. 그때 그 순간을 ‘사랑’이었다고 부를 수 있을까.

은정은 남편의 묵직한 손을 붙잡았다. 빛을 잃은 달이 눈 구름 뒤에 숨고 점점 굵어지는 눈발 속에 휘황하게 빛나는 간판들 사이로 추억처럼 눈이 내렸다. 그들은 밝은 거리를 향해 종종걸음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들의 발자국은 쌓여가는 눈 속으로 하나 둘 사라졌고 어느새 다른 발자국이 그 위를 덮어간다. 그 해의 크리스마스도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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