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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witter Aug 05. 2023

심장 박동

잠 못 드는 밤

별을 헤아릴 수 있을 만큼 늦은 새벽

어째선지 잠이 오질 않아 나와본 공터에서 낯선 자판기를 보고는 홀린 듯 다가가 커피를 뽑는다.

이질적인 기계음이 귓가를 때리자 그제야 주변을 둘러본다.

.

텅 빈 공터

.

.

아파트 단지 불빛 아래

적막한 새벽 골목에 퍼지는 짜르르 담기는 커피 소리와 다시금 들려오는 이질적인 기계음이 멈추자

그제야 주변의 소리가 들려온다.

.

.

찌르르- 꺄르- 르르-

.

잔잔히 불어오는 바람에 흩날리는 풀 소리와 풀들 속에서 지저귀는 풀벌레 소리가 귀를 간지럽힌다.

꺄르르 거리는 귀뚜라미 소리에 잠시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인다.

내 심장 박동 소리마저 크게 들릴만큼

.

고요한 새벽녘

.

.

풀벌레 소리를 듣고 있자니 그 꺄르르 거리는 소리가 마치

너의 웃음소리 같구나.

너무도 생생히 들려오는 그 소리에 잠시 귀를 기울인다.

커져가는 심장 박동을 줄여보려 숨을 죽여본다.

.

.

금방이라도 꺼질 듯 깜박거리는 가로등 아래서

무성히도 피어난 블럭 사이 풀길 위에서

아련히도 불어오는 여름 바람 속에서

아스라이 피어나는 커피의 향기에

작게 빛나는 너라는 작은 별이

손길 한 번이면 닿을 듯이

아득히 멀리 있는 듯이

한 걸음 앞의 너를

조금씩 조금씩

아주 천천히

그려본다

잠시

.

.

.

그렇게

푸르게 빛나던

너의 불빛을 흐트러트리곤

그제야 손에 들렸던 커피를 입에 댄다

차마 너에게 손을 뻗어보지도 못하고

식어버린 커피만 마신다.

쓰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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