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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라이연 Mar 02. 2022

아시아 최대 규모... '농눅빌리지'를 아시나요?

아니 뭐 이런 곳이 다 있네..

오늘 내가 가야 할 목적지는 언제나 그랬듯이 어젯밤 침대 위에서 인터넷의 바다를 헤엄치다 발견한 '악어농장'이다. 거리는 적당한 하이킹 수준인 왕복 20km의 코스로써 오늘만큼은 큰 부담 없이 천천히 다녀오려 했다.




공교롭게도 출발 후 약 30분 정도는 3일 연속 같은 구간을 걸었다. 그런데 구글이 안내하는 길이 고속도로로 진입하는 구간이었다. 아무리 주변을 찾아봐도 도보로 걸을 수 있는 이 전혀 없는 고속도로 같은 진입로로 안내한다. 그래서 잠깐 주저앉아 고민하다 지금 상황은 분명 무언가 문제가 있다 싶어 인터넷을 감색하던 중 바로 앞 8차선 도로 옆으로 어제처럼 쭉 20km 조금 넘게 직진하면 '농눅빌리지'로 가는 방향이란 걸 알았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 3일 연속 같은 길을 걷게 되었다.  


바로 이 곳 '농눅빌리지' 사진으로는 표현이 안되는 천상의 낙원같은 곳!


 하지만 이 또한 좋은 경험이라 받아들이고 걸었다. 이번엔 좀 다르게 걸어보려고 맞은편으로 건너가서 걸었다. 그래도 그렇게 걸으니 풍경이 좀 다르게 보여서 훨씬 좋았다. ㅋ

20km 넘게 직진만 하면서 걷는 것은 그 누구도 흔하게 경험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별로 쉬지도 않고 걸었다. 많은 인내심이 필요한 코스였다. 정말 웃긴 건 걷다 보니 그저께 갔던 파타야 수상시장 입구를 지나고 또 직진을 하다 보니 어제 갔던 황금절벽사원으로 갈 수 있는 갈림길을 지나갔다. 그 두 지점을 지나 계속 직진하다 보면 드디어 농눅빌리지로 갈 수 있는 갈림길이 나오고 좌측으로 꺾자마자 농눅빌리지 전용 진입로 같은 깨끗하게 정비된 다른 느낌의 길이 시작된다



큰 도로에서 농눅빌리지로 향하는 입구가 나오자 기분 정말 좋아졌다!! 기념사진 한 방 찍고 다시 걷는데 다 왔다고 생각했으나 거기서부터 농눅빌리지의 그. 광활한 주차장이 나올 때까지 무려 다시 1시간을 더 걸았다.


주차장 규모에 놀라고


                  정원의 규모에 화들짝 놀라다


티켓박스 근처에 도착하니 주차장 사이즈 자체가 어마어마하게 넓었다. 주차장엔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아주 독특한 모양의 버스들이 줄지어 서 있는데 애니메이션에서 방금 튀어나온 그런 모습들이라 버스 구경만으로도 참 재미있었다.

 

정말 너무 멋있다. 밤에는 어떤 모습일지 무척 궁금했았다.

 

매표소에서 다른 옵션 다 빼고 노멀 티켓인 뷰티풀 가든 2만 원짜리로 끊고 드디어 입장!

입장하면 제일 먼저 나를 반겨주는 것은 바로 무수히 많은 코끼리 친구들이다. 코끼리 간식거리를 사서 주면 아주 잘 먹는다.


 

내가 이런 정원처럼 푸릇푸릇한 거 아주 좋아하는데 여기는 정말 완전 나이스 한 곳이었다. 쌓인 피로가 싹 다 사라지고 연신 우와~~ 우와~~ 감탄하면서 구경했다.



그리고 나오는 엄청난 규모의 정원과 공룡들, 그리고 곳곳에 숨어 있는 아주아주 귀엽고 사랑스러운 동물 조형물들이 함박웃음을 자아낸다.

 

멀리서 이녀석들 보고 정말 살아있는 생명체인 줄 알았다.


파란 하늘이었다면 장말 엄청난 뷰가 펼쳐졌을텐데 그게 좀 아쉬웠다.


광활한 정원에서 장장 2시간을 구경하다가 나와서 농눅빌리지 내에 있는 쇼핑센터 같은 곳에서 냉장고 바지 하나 사고 버블티 하나 사들고 나왔다.

정말이지 아주 재미난 곳이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가족과 함께 오고 싶은 곳이다. 가히 아시아 최대 규모의 정원이라는 말이 충분히 실감 나는 곳이었다.

 

빌리지에서 나와 차 다니는 8차선 큰 도로까지(5km) 걷기 시작했는데 얼마 안 가 길가에 허름한 로컬 식당이 있길래 자리에 앉아 에그누들과 콜라 하나 주문. 내가 파타야에 와서 먹은 인도, 멕시코, 현지식, 미국식 음식들 중 정말 이게 제일 맛있었음!!



오늘 먹은 에그누들은 듣도보 지도 못한 왕메가사이즈의콜라 포함 2천4백 원! 정말 최고였음! 국물 한 방울 안 남기고 싹 다 비웠다!! 그리고 한 그릇 더 주문해서 싹 다 해치웠다.

 

과장하는 게 아니라 정말 이건 너무 맛있었다. 다음에 농눅빌리지 도착 전에 이 노점식당이 보이면 꼭 먹어보길 추천한다.

맛있게 먹고 다시 걷고 있는데 지나가던 오토바이 탄 어르신께서 손짓을 하며 타라고 하셨다. 그래서 냉큼 올라 타 큰 도로까지 4km 가까운 거리를 편하게 나왔다. 큰 도로에 나와 일단 오전에 걸어온 방향으로 다시 걸었다.

 

썽태우가 너무 좋아


한 2km쯤 걷다 BMW 매장을 지나서 바로 흰색 썽태우가 오는 것을 발견! 발견하고 잽싸게 탑승했다. 내가 걷던 방향의 뒤편에서 오기 때문에 1분에 한 번씩 걸으면서 계속 뒤돌아보느라 아주 고생스러웠다. 그렇게 썽태우 타고 한 20km 정도 타고 왔다. 오픈카처럼 사방이 오픈된 하루 일정을 마무리하며 용달차 같은 썽태우에 올라 타  한쪽 팔은 옆 쇠기둥에 기댄 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바깥 풍경을 구경하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오늘은 거리가 멀었는지 1시간을 넘게 달려 어제와 같은 장소에서 내린 후 다시 터미널 21을 지나 파타야비치까지 5km 정도 걷는데 오늘은 왼쪽 새끼발가락 안쪽이 물집이 크게 잡혀 하루 종일 괴롭히더니 통증이 잠잠하길래 앉아서 양말 벗 어보니 스스로 물집이 터져 있었다. 태국에서 머무는 한 달 동안 그렇게 내 발가락은 또 새로운 물집이 생기고 다시 터지고를 무한반복.




아무튼 천천히 걸어서 호텔 앞 파타야비치까지 무사히 도착했으며, 오늘 하루도 참 보람차게 보낸 것 같았다. 샤워를 한 후 편의점에서 사다 놓은 시원한 캔맥주 하나를 따서 야외 수영장 썬베드에 누워 음악을 들으며 다음 날의 일정을 짜기 위해 인터넷의 바다에 뛰어들었다. 참고로 오늘 교통비는 총 400원 썼다. 원래 썽태우 비용이 200원인데 이동거리가 멀어서 그랬는지 운전사분이 더 달라고 하길래 흔쾌히 5밧을 더 드렸다. 이 정도 추가 비용은 언제라도 얼마든지~


중요한 곳은 많이 다녀온 것 같아서 다음날부터는 좀 릴랙스 하게 하루를 보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파타야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기 위해 돈 좀 풀어야겠다는 생각에 살며시 입가에 미소가...ㅎ

머지않아 방콕의 중심가로 이동하는데 방콕 도심에서 20일 동안의 걷기는 정말 끝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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