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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라이스와 줄리 Oct 09. 2017

'끝났다' 연휴 아홉열째날

[2017 황금연휴일기]#8. 10월8~9일 일~월요일. 끝.

장장 열흘에 달하는 연휴가 끝났다. 이십대 후반이 되도록 이런 연휴를 누려본 건 거의 처음인 것 같다. 별다른 휴가를 쓰지 않고도 말이다.


나의 이번 연휴는 나름 알찼다. 여행도 잠시 다녀오고, 가족도 만나고, 자기계발도 했다. 일요일이던 8일엔 스스로를 위한 선물(!)도 했다. 신형은 아니지만 가볍고 품질이 보증된 DSLR카메라다. 과거 난 줄리의 더 좋은 카메라를 잃어버린 적도 있기에 드디어 줄리에게 선물하는 겸, 내게도 선물하는 겸 카메라를 '현금 박치기'로 구매했다. 첫 사진은 줄리가 찍고, 줄리의 모습을 찍는 걸로 개시했다. 뿌듯했다. 앞으로 많이 찍고 남길 것이다.

사실 8일로 나의 연휴는 끝났다. 9일인 오늘은 근무 당번이어서 출근했다. 차라리 근무를 하길 잘했다는 생각도 든다. 내일 바로 정상 근무 태세에 들어갔다면 적응을 못했으리라. 오늘 휴일 근무 형태로 일종의 워밍업에 성공했다. 내일부터는 진짜 시작이다.

무난히 칼퇴근에 성공하고 줄리와 맛난 라멘+덮밥 집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또다시 터진 나의 '깐족병'에 줄리가 화가 났었다ㅠㅠ 이번 연휴 잘 지냈는데, 내 잘못이다. 아량 넓은 줄리 덕에 잘 봉합했지만 뒤늦게 후회했다. 진작 좀 잘할 걸.


출근에 대비해 일찍 파한 덕에 운동을 다녀올 여유가 생겼다. 실은 가기 싫어 몇 번이고 고민했지만 30분이라도 하자는 마음으로 헬스장으로 뛰어갔다. 하지만 국경일은 쉰다는 사실을 깜빡. 굳게 문이 닫힌 것만 확인하고 돌아왔다. 그래도 묘하게 기분이 좋았다. 글 쓸 시간을 벌었다고 생각해서였을까. 몸무게는 엊그제보다 1kg이 늘었지만, 의지를 갖고 운동까지 다녀왔고, 이렇게 차근히 건강을 관리해나가야지.


이밖에도 이번 연휴, 글로 담지 못한 많은 순간들이 있었다. 따릉이 한달권을 끊어놓고 틈틈이 타고 다니며 동네 풍경을 보는 일, 줄리와 시시콜콜 대화를 나눈 것을 다시 되새김질 하며 기억하는 일, 출근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한탄하면서도 자연스럽게 할 일을 해내는 일, 자기 전 쌓아둔 책장들을 넘기며 활자를 탐독하는 일, 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들이 많다.


이번 연휴는 이런 연휴였다. 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들이 많았던 연휴. 내게 주어진 선물 같은 연휴라고 말이다. 렇게 2017 황금연휴일기를 갈무리 지어야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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