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난했던 한 연인의 추억

by 이채운


이것은 우리가 결혼 전 연인이었을 당시의 일이다.

비 오는 날이면 우리는 함께 창밖을 내다보는 걸 좋아했었다.

그의 집은 작은 도시 속 시골 같은 곳에 있었는데,
그곳에 가면 빠르게 변해가는 시대에 시간이 멈춘 듯이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하여 정감이 있어서 좋아하였다.


아직도 비가 올 때면 그때가 생각나고는 한다.

이제는 현실적인 부부가 되어 육아에 치여서 비 오는 날 커피 한 잔을 할 여유도 쉽지 않지만,
그 날의 기억과 향기가 남아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다.


우리는 가난한 연인이었다.

그는 이름이 번듯한 회사에 다녔지만, 아직 직급이 낮아 월급이 얼마 되지 않았고 나는 가난한 글쟁이였다.


모든 게 낡고 가난하였지만 치열하던 어린 시절이었다.

우리는 언젠가 아이가 크면 그곳에 다시 한번 데려가 볼 생각이다.

힘들었지만 아련했던 시절이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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