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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뚱바오 Mar 27. 2024

이직 후 적응기간에 해야 할 일

중국 이직

어린아이가 엄마품을 떠나 첫 단체 생활을 시작하는 곳은 어린이 집이다. 처음 보는 선생님과 친구들 그리고 낯선 환경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규칙적인 생활은 아이를 피곤하고 힘들게 만든다. 집에서의 어리광은 온데간데없고 행동이 위축되고 눈치도 보게 된다. 단체 안에서 아이는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서서히 적응을 하게 되고 어느 순간 씩씩하고 어엿한 구성원이 된다. 아이가 어린이집 적응기간을 잘 못 보내게 되면 결국 가정으로 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된다. 적응 못 하고 가정으로 돌아오는 아이가 생각보다 많다.


이직도 다르지 않다. 이직을 하고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기란 쉽지가 않다. 경력이 많던 적던 새로운 업무,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본의 아니게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내는 경우도 있어서 괜한 트집과 텃세에 힘들어 할 수도 있다. 회사 문화나 그 들만의 어떤 관습들을 하나하나 알아가야 하기에 더욱 어려운 것이 이직이다.


누구나 이직을 하면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적응기간이란 직원들과의 익숙함, 회사 업무, 제조업이라면 생산제품을 알아가고 소속감을 느끼고 그들에게도 인지시켜야 하는 시간이다. 이직 한 사람들 중 간혹 그 시간에 조바심을 느껴서 과도한 의욕이 앞서 섣불리 성과에 집착을 하게 되어 이직에 실패를 한 사람들이 종종 있다. 어느 회사도 이직한 직원에게 당장의 성과를 요구하는 회사는 없다. 그러므로 참고 기다리고 다가가서 그들 속에 녹아들어야 한다.


기술분야 이직의 경우는 적응 기간 동안 지켜봐야 할 것이 한 가지 더 있다. 

제품제작의 문제점 파악과 개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단, 전체 흐름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조심스럽게 접근해서 개선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설령 많은 것을 바꿔야 할 지라도 적응기간은 때가 아니다. 직원들과 익숙해지고 친근감이 생겼다고 공정을 흩트렸다가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고 그들에게 반감만 사게 된다.


나는 중국 이직 후 약 2~3개월 정도 업무 파악을 하였고, 그 기간 동안 제품생산 현황, 직원들과 주기적인 소통, 문제점 파악을 하였고 각각의 프로세스 및 절차서 준비를 해서 현장에 배포하여 지시하였다. 

현장에서 오래 일한 사람의 특성상 자신이 하던 습관을 바꾸기 싫어한다. 기술을 가진 엔지니어들은 특히 그런 습성이 강하다. 서류를 주고 검토하고 체크하라고 하면 더욱 그렇다. 절차서를 준다고 "네 알겠습니다"하고 받아들이지 않는다. 하는 시늉만 할 뿐 신중하게 검토하지 않고 체크해서 준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 언젠가는 불량이 나게 돼 있다. 기어코 불량이 발생되면 그제서 잘 못을 시인하고 수긍한다. 적응기간 동안 불량을 대비하여 최소한의 절차를 만들어 배포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아무렇지 않게 나의 의견을 무시했을 것이다. 체크사항을 허투루 보고 업무를 했기 때문이다. 입이 두 개라도 할 말이 없는 그들에게 감정적으로 대하기보다는 눈을 보고 똑바로 말해줘야 한다. 평소 웃으며 농담하던 표정으로 하면 절대 안 된다.  


지금까지 불량이 발생해도 눈감아주고 넘어가는 일이 허다했고, 작업시간, 잔업시간 등  알면 알 수록 뒷목 잡는 일이 비일비재하였다. 


중국에서 직접 일을 해보니 일에 투명성이 조금 떨어지는 듯했다. 잘 못 된 것은 오픈하고 서로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데 그런 것들을 쉬쉬하는 경향이 있다. 어떤 문제가 있었으면 현재 상황과 이력을 알려주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의견을 물어보는 게 정상인데, 자신들이 행했던 잘못된 이력은 거두절미하고  "이거 문제가 있어 어떻게 해야 돼?"라고 물어본다면 당황스럽다. 문화의 차이도 있겠지만 일에 있어서 만큼은 투명해야 됨으로 바꿔가야 할 부분이다.


그 습관을 바꾸는 것부터가 일의 시작이 됨을 인지해야 한다. 첫 단추를 잘 뀌어야 앞으로의 일이 그나마 수월 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직은 잘해야 된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연봉?, 직위?, 워라벨? 이런 것들을 모두 원하는 데로 가질 수 있다면 잘한 건가? 물론 선망받는 요소들이긴 하다. 이런 것들이 내 것이 되기 위해서는 이직 후 적응기간을 잘 보내야 한다. 이직하고 몇 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이직 직 후 적응기간을 얼마큼 슬기롭게 보냈는지에 따라 본인의 안정된 직장생활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고 시간이 필요하다. 상황에 따라서는 때를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막 이직 후 적응기간 동안 성과에 집착하지 말고 그 기간 동안 나름의 준비를 해야 한다. 캐면 캘수록 모르는 것들이 나오게 마련이고 잘 못 된 것을 바로 잡을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래서 이직 후 적응기간은 나만의 무언가를 준비하는 기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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