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이직, 팀장 노릇

중국이직

by 방성진

팀장이란 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스스로 정하여 팀원과 함께 목표를 위해 나아가야 할 책임이 있는 사람이다. 팀장이 숲을 보지 못하고 한 그루의 나무만 보면서 업무를 하다가는 숲을 태워먹기 십상이다.

눈앞에 보이는 달콤한 성과나 팀원을 이용한 자신의 이익을 취하려 한다면 오래가지 못하고 그 위치에서 내려와야 한다. 팀원에게 때로는 엄하게 때로는 자상한 모습도 필요하고 그에 맞는 보상도 필요하다. 팀장이 무슨 권한으로 보상을 하냐고 할 수 있지만 의외로 작은 것에 팀원들은 인정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해외 이직 시 팀장 위치로 이직을 한다면 제일 중요한 게 뭘까?.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해외라는 특성을 본다면 그들의 직장생활 문화를 이해하는 것부터가 시작이 아닐까 싶다.


중국 제조업의 출퇴근

각 나라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본 중국은 출퇴근시간이 엄격하다. 한 마디로 "칼 퇴근"이다. 퇴근시간이 지나면 사내 시스템에서 "퇴근시간이 1분 지났습니다."라고 알람이 뜬다. 퇴근 시간 5분 정도 지났을까 주위를 보면 남아있는 직원이 거의 없다. 간혹 있는 사람도 이삼십 분 안에는 퇴근한다. 한국 직장문화와는 다른 광경이다. 어쩌다 업무이야기를 하다가 퇴근 시간이 지나면 대화를 중단하고 내일 다시 이야기하자고 할 정도다.


개인주의 업무

업무도 개인위주로 진행되다 보니 업무진행에서 비효율적인 부분이 많다. 한 사람이 모든 공정의 업무를 멀티로 볼 수 있다면야 좋겠지만 그것이 어려우면 분업화를 해서 효율을 높여야 하는데 철저히 개인주의로 움직인다. 그렇다 보니 공정의 전문성이 떨어지고 업무의 기준 없이 일을 하게 된다.


철저한 성과주의

중국은 철저히 성과주의를 지향한다. 성과를 낸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대우는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크다. 성과를 달성한 사람은 회사에서 부담스러울 정도로 추켜세워 준다. 대신 성과 달성을 하지 못 한 팀은 과감하게 공중분해 시키거나 팀조직을 바꿔버린다. 이러한 성과주의가 나쁘다기보다는 과하면 단점이 클 수 있다. 대부분의 팀장들은 성과를 내기에 혈안이 되어 물불안 가리게 된다. 내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다짜고짜 "이거 어떻게 해야 되냐?"라고 물어보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었다. 그래서 "정확히 무슨 내용인지 메일로 구체적인 내용을 보내주면 검토하고 의견을 보내겠다"라고 하면, 메일을 주지 않는다.


직원의 복지

제조직이라는 업종의 특성 일 수 있지만 현장 직원들의 복지가 많이 열약하다. 월 또는 분기 회식이라는 게 없다. 그렇다고 현장 직원들끼리 가끔 저녁을 먹는다거나 술 한잔 마시는 일도 없다. 1년에 한 번 연말 송년이나 시무식 때 전체 회식이 전부다.


그들과 함께

이직 후 3개월 정도쯤 팀원들에게 저녁을 먹자고 하였다. 조금 놀랐지만 싫지 않은 표정들이다. '칼퇴근하는 그들이 싫어하면 어쩌나' 내 입장에서 고민하고 제안을 한 것이기도 하였다. 어쨌든 체질을 개선하고 업무 스타일을 바꾸려면 내가 그들과 함께 하고 있다는 인식과 실제로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 밖에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이 저녁을 먹으면서 업무이야기보다는 그냥 즐기면서 먹었다. 의외로 할 이야기들이 많았는지 2시간이 넘게 저녁을 먹었다. 물론 이곳에서의 저녁은 요리를 말한다.(원형 식탁에서의 요리) 1년 중 한 번도 이런 자리는 없는 직장문화인데 내가 제안했을 때 놀란 표정이 이해가 갔다. 식사가 끝날 즈음 앞으로 우리 팀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고 어떻게 업무를 해야 할지 간략하게 전달하였다.


나아갈 방향과 정확한 업무지시

팀 회식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팀원이 업무 중 사소한 실수로 제품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일이 발생하였다. 솔직히 놀랄 일도 아니었다. 지금의 시스템으로는 충분히 아니 더 한 실수도 나올 만한 일이었다. 이제 시작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이 들었고 나는 팀원들을 모아 앞으로 어떻게 업무를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전달을 하였다. 매일매일 해야 할 일, 업무 이 외에 한 일, 관리적인 업무, 고무줄 납기가 아닌 생산납기 모니터링하면서 업무진행 등 그간 하고 싶었던 말을 쏟아 내었다. 단, 이 기준에 따르고 업무를 진행했음에도 문제 발생 시에는 그 책임 내가 집니다. 입이 두 개라도 할 말이 없는 그들은 따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앞으로 지켜보겠다는 말로 마무리하였다.


팀장은 팀원들과 미팅할 때 업무로 시작해서 업무로 마무리해야 한다. 사적인 감정이 들어간 미팅은 서로 불신만 만들 뿐이다. 내가 지켜본다는 말은 회사방침, 팀의 방침을 잘 따르고 일을 하고 있는지 본다는 말이었다. 만약 서로 약속한 그 규칙을 따르지 못하는 팀원은 같이 할 수 없는 것으로 간주해야 된다는 의미 이기도 하다.


아무리 개인주의, 성과주의가 강하다 하더라도 조직의 체계를 무시할 수 없다. 함께 움직이지 않고 따로 논다면 앞으로의 미래는 없고 회사는 무너지게 마련이다. 팀장이 팀장 노릇을 하기 위해서는 그들과 함께 한다는 모습을 진심으로 보여 주었을 때 그들도 따르게 마련이다.

keyword
이전 07화해외 이직, 여행과 문화